말레이 정부 "말∼싱가포르 고속철 취소시 경제영향 검토"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말레이시아가 동남아 첫 국가간 고속철도로 관심이 쏠려 온 말레이∼싱가포르 고속철(HSR) 사업을 전격 취소하는 방안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28일 일간 더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즈민 알리 말레이시아 경제부 장관은 전날 기자들을 만나 HSR 사업을 취소할 경우 경제에 미칠 영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총사업비가 600억 링깃(약 16조2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HSR은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싱가포르까지 350㎞ 구간을 잇는 고속철 건설 사업이다.
아즈민 장관은 "거리가 350㎞에 불과한 상황에서 고속철이 정말로 필요한지 살펴봐야 한다"면서 "(고속철 외의) 다른 교통수단으로도 양국의 연결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지도 조사돼야만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재검토에 앞서 싱가포르 측과 관련 논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HSR 사업을 일방적으로 취소할 경우 싱가포르에 지급해야 할 피해보상 때문으로 보인다.
마하티르 모하맛 신임 말레이시아 총리는 최근 현지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현 계약 조건대로라면 우리가 프로젝트를 취소할 경우 싱가포르에 매우 큰 금액을 보상해야 한다"면서 보상 규모를 줄일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이 총사업비(550억 링깃·약 14조8천억원)의 85%를 융자해 추진 중인 동부해안철도(ECRL) 역시 무산 위기에 놓였다.
마하티르 총리는 "ECRL은 아무런 쓸모가 없는 사업이고, 수익을 내지도 못할 것"이라면서 "현재 계약조건은 우리 경제에 매우 해로운 만큼 (중국 측과) 재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움직임에는 새 정부의 재정긴축 기조가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이달 9일 총선에서 61년만의 첫 정권교체를 이뤄낸 말레이 신정부는 국가부채가 1조873억 링깃(약 293조원)에 달해 전 정권이 밝힌 부채 규모(7천만 링깃·약 188조원)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대대적 재정긴축에 나섰다.
마하티르 총리는 이와 관련해 "정부 지출을 줄이는 등 방안을 강구해 국가부채를 현재의 80% 수준으로 낮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