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희생? 드라마 속 엄마가 달라졌다

입력 2018-05-29 06:20  

무조건 희생? 드라마 속 엄마가 달라졌다
다양하고 입체적인 캐릭터로 시청자 사로잡아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그동안 엄마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는 수없이 많았지만 최근 작품들 속 엄마의 모습은 과거의 것들과는 상당히 다르다.
최근 엄마의 모습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한 드라마들이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한 명의 엄마가 아니라 여러 명의 엄마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것도 특징이다.



배우 채시라가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작품으로 관심을 끈 MBC TV 토요극 '이별이 떠났다'에는 3명의 엄마가 등장한다.
채시라가 연기하는 영희는 남편 상진(이성재 분)의 외도에 절대 이혼해주지 않고 성(城) 같은 집을 혼자 지키는 여자다. 우편물도 장바구니도 문 앞에서 배달받고, 커튼을 절대 열지 않을 정도로 자신을 집에 가뒀다. 가끔 화장실에서 담배를 무는 모습에서 극도로 쇠약한 신경과 불안한 심리를 엿볼 수 있다.
상진과 바람나 아이까지 낳은 세영(정혜영)은 엄마는 맞지만 아내는 아니다. 상진과 이혼해주지 않고 죽지 않을 정도의 생활비만 보내는 영희 때문에 그는 평생 '첩'으로 불리며 산다.
남자친구인 영희의 아들과 하룻밤 사고로 임신해버린 정효(조보아)는 대학생이다. 그러나 아기를 지우러 갔다가 심장 소리를 듣고 눈물을 흘리는 그의 모습에서 나이는 어리지만 또 다른 엄마의 얼굴을 볼 수 있다.
드라마 제작진은 29일 "우리 작품은 단순히 '엄마 이야기'보다 '엄마가 돼가는 과정'에 집중한다"며 "세 명의 엄마 캐릭터를 통해, 엄마를 통해 엄마가 되는, 나아가 여러 모습의 엄마를 대변하는 작품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엄마가 아니라 대리모, 입시 보모 등 사회의 그늘에 있지만, 드라마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새로운 유형의 엄마들을 내세운 작품들도 있다. SBS TV 토요극 '시크릿 마더'와 같은 채널 아침극 '나도 엄마야'가 그렇다.
'시크릿 마더'는 아들 교육에 올인한 '강남 열혈맘' 윤진(송윤아)의 집에 의문의 입시 보모 은영(김소연)이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윤진이 딸을 잃은 슬픔에 몸부림치는 모습 등에서 모성이나 가족적 요소도 느낄 수 있지만, 그보다는 사건·사고에 집중된 스릴러 성격이 강하다. 각자의 비밀을 안고 눈치 게임을 하는 학부모들의 심리 묘사를 보는 재미도 있다.



'나도 엄마야'에도 돈이 필요한 대리모 지영(이인혜)과 아기가 필요한 경신(우희진), 두 명의 엄마가 등장한다. 제목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 대리모라는 이유로 모성을 박탈당한 여자지만, 결국은 '엄마'로서 가족의 소중함과 따뜻함을 알게 된다는 게 굵직한 줄거리다.



지난 3월 종영, 제1회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경쟁부문에까지 진출하며 국내외에서 호평받은 tvN '마더' 역시 '전형적인 엄마들'은 없다.
영신(이혜영)과 수진(이보영), 수진과 혜나(허율)는 혈연으로 엮이지 않았지만 평범한 모녀들보다 끈끈한 유대를 자랑한다. 수진의 생모인 홍희(남기애) 역시 물론 절절한 모성을 보여줬지만, 영신의 모성은 그와 다른 의미로 역시 뜨겁다. 반면 혜나를 직접 낳은 자영(고성희)의 마음은 차갑기만 하다.
'마더' 관계자는 "'마더'는 낳았다고 모성애가 자동으로 생기는 게 아니라, 아이를 기르는 과정에서 생긴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모든 엄마가 동일한 모양의 모성을 가졌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한 작품 안에서도 모성을 다각도로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리와 안아줘' 관계자는 최근 드라마들이 다양한 엄마의 모습을 조명하는 데 대해 "누구나 '엄마'를 기억하고 있고, 그리워하고 있으며 나아가 많은 여성이 엄마가 되어가는 순간을 마주하게 되기 때문에 모두가 '엄마 이야기'라면 모양이 어떻든 공감하고 감정 이입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lis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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