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면전서 '정책 실패' 비판한 여대생

입력 2018-05-30 02:38  

이란 최고지도자 면전서 '정책 실패' 비판한 여대생
아야톨라 하메네이 "비판하는 젊은이 바람직" 격려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최고지도자 앞에서 정부의 정책 실패를 작심하고 비판한 여대생이 이란 현지에서 화제다.
이란에서 신정일치 권력의 정점인 최고지도자를 면전에 두고 쓴소리를 하는 것은 이례적일 뿐 아니라 불경스러운 일로 여겨질 수도 있다. 게다가 이란에서는 여성이 자신의 의견이나 감정을 외부로 표출하는 행위가 여전히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28일(현지시간) 오후 라마단(이슬람의 금식성월)을 맞아 남녀 대학생을 초청해 의견을 청취하고, 이란 이슬람혁명의 정신을 되새기는 내용으로 연설했다.
29일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이 행사에 참석한 대학생 대표 중 하나로 단상에 선 사하르 메흐라비는 "지금 이란은 안팎으로 여러 위기에 처했다"는 말과 함께 준비한 원고를 읽기 시작했다.
이란의 사회 계층 간 불평등이 심화해 통합이 위협받고 있으며, 정부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사회에서 소외된 계층이 더 열악한 환경에 처했다면서 심각해지는 빈부 격차를 지적했다.
또 군부, 안보 기관이 선출된 정부(대통령)와 의회를 불법적으로 개입하는 일이 많아 졌고 정치 조직 결성의 자유, 표현·언론의 자유, 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인터넷 사용 등 시민의 기본권이 상습적으로 국가 기관에 의해 침해된다고 말했다.
환경문제, 높은 실업률, 불균등한 교육기회, 강경 보수 성향의 이란 사법부가 권한을 남용하는 문제도 제기했다.
그러면서 "최고지도자께서는 이런 문제, 비판, 항의에 어떻게 답하실 것인가 묻고 싶다"고 질문했다.

이에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젊은 학생들의 열정과 그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여러분처럼 현실을 비판하는 젊은이들이 있어 이란의 장래는 밝다"면서 유연하게 대처했다.
그는 "여러 보도를 통해 그런 문제가 제기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이란은 이를 해결하는 길로 나아가고 있지만 그런 문제를 단번에 없애는 것은 젊은이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쉽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젊은 학생들은 지금 이란의 상황이 매우 나쁘다고 한다"면서 "그들의 느낌은 공감하지만 그 말 모두에 동의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 "열기가 넘치는 학생들과 나같이 세상사를 겪은 사람과는 다르다"면서 "젊은이들은 바라는 바를 쉽게 표현하지만 나는 경험상 이상과 현실의 거리를 잘 볼 수 있다"고 설득했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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