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핸드 박종훈, 사실은 발로 던진다…"신발이 고생이죠"

입력 2018-05-31 08:52  

언더핸드 박종훈, 사실은 발로 던진다…"신발이 고생이죠"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스윽∼ 퍽. 스윽∼ 퍽'
SK 와이번스 투수 박종훈(28)이 투구할 때 나는 특이한 소리다. 발이 땅에 끌리는 '스윽∼' 소리 후에 공이 포수 미트에 꽂히는 '퍽' 소리가 따라온다.
박종훈은 우완 언더핸드 투수다. 손이 아슬아슬 땅에 닿을 것처럼 유난히 낮은 투구폼이 인상적이다. '핵잠수함'이라는 별명도 따라다닌다.
이 투구 폼을 위해 희생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신발이다.
박종훈의 오른손은 땅을 스치지 않지만, 그의 오른발은 공을 던질 때마다 땅을 마구 스친다.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박종훈은 "3∼4번 던지고 나면 신발을 버려야 한다"며 "한 번 던지면 이미 찢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투구 시범을 보이며 "다른 투수들은 발가락 부분으로 땅을 딛는데, 저는 발 안쪽 전체로 땅을 끈다. 그래서 제 신발이 유난히 빨리 닳는다"고 설명했다.
이유가 있다.
박종훈은 "언더핸드 투수는 오버핸드나 사이드암 투수와 달리 '중심이동'이 제일 중요하다. 그래서 하체 운동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버핸드 투수는 던지면서 상체가 앞으로 나온다. 그러나 언더핸드 투수는 상체가 앞으로 나오지 않게 하면서 옆으로 비튼다. 상체를 최대한 닫고 던지는 대신 하체로 중심이동을 하는 것이다.
6승 2패로 다승 공동 4위를 달리는 박종훈이 호투 행진을 이어갈수록 찢어진 신발도 쌓여간다.


박종훈은 오랜 시간 자신의 투구 폼을 스스로 고민해왔다.
전북 군산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나온 박종훈은 "학교 다닐 때 투수 코치가 따로 없었다. 군산상고 시절에는 KIA 타이거즈 선배님들이 학교에 훈련하러 오시면 조언을 구하면서 배웠다"고 밝혔다.
신발이 남아나지 않게 된 것은 언더핸드 유형의 단점이지만, 박종훈은 "다행히 구단에서 용품 지원을 받는다"며 웃었다.
찢어지고 해진 오른쪽 신발과 비교해 왼쪽 신발은 멀쩡한 편이어서 그냥 버리기는 아깝다.
박종훈은 "박정배 선배가 정기적으로 선수들이 쓰지 않는 용품을 수거해서 고향(충남 공주) 야구 후배들에게 갖다 준다"고 말했다.
'박종훈의 신발은 왼쪽 발을 많이 쓰는 왼손 투수들에게 유용하겠다'고 하니 그는 "동료 김태훈(좌완)과 신발 사이즈가 같아서 맞바꿔 신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abb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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