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도마뱀 2억4천만년 전 조상 화석 확인

입력 2018-05-31 11:04  

뱀·도마뱀 2억4천만년 전 조상 화석 확인
고대 원시 파충류서 1만여종의 비늘 파충류 진화 고리 찾아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구 곳곳에 퍼져있는 1만여 종에 달하는 뱀과 도마뱀 등 비늘을 가진 파충류의 2억4천만년 전 조상이 화석을 통해 밝혀졌다.
캐나다 앨버타대학 고생물학자 티아고 시모스 박사는 카멜레온 크기의 '메가치렐라(Megachirella)' 화석을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분석한 결과, 비늘 파충류(squamate)의 가장 오래된 조상으로 확인됐다고 과학저널 '네이처'를 통해 30일 밝혔다.
시모스 박사는 메가치렐라를 "모든 도마뱀의 어머니"라고 지칭하면서 메가치렐라의 존재가 이보다 더 앞선 원시 파충류에서 오늘날 남극대륙을 제외한 모든 대륙으로 퍼져서 거대하고 다양한 계통을 형성한 비늘 파충류로 진화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메가치렐라 화석은 약 20년 전에 이탈리아 북동부 돌로미테 산맥의 모래와 점토층에 묻혀있던 것을 아마추어 화석 수집가가 처음 발견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화석 분석 기술이 지금처럼 첨단화하지 않았고 비늘 파충류 계통가계도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 도마뱀의 사촌 정도로만 분류돼 방치돼 왔다고 한다.
비늘 파충류의 계통가계도를 전공한 시모스 박사는 이 화석이 도마뱀의 초기 진화를 설명해 줄 수 있는 중요한 특성을 갖고있다고 보고 CT 분석을 통해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했다. 이를 통해 두개골과 쇄골, 발목뼈에서 도마뱀에만 있는 특성을 찾아냈다. 또 방협골로 불리는 작은 광대뼈와 공룡에게서 발견되는 '복늑골'이라는 원시 복부뼈 등 지금의 비늘 파충류에는 없는 흔적들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결과로 도마뱀이 지구에 출현한 시기는 적어도 2억4천만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됐다. 또 비늘 파충류가 2억5천200만년 전 고생대 말기 폐름기와 중생대 초 트라이아스기의 '대멸종' 이전에 고대 파충류에서 분리돼 나와 대멸종 위기를 극복하고 생존해 왔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비늘 파충류의 가장 오래된 화석은 7천만년 전 것이었다.


메가치렐라가 살던 시기의 지구는 '판게아'라는 하나의 초대륙으로 유지되고 석송이나 물부추류의 조상인 원시식물만 존재했다. 메가치렐라 화석이 발견된 곳에서는 육지식물과 함께 해양 침전물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강력한 폭풍이 메가치렐라가 서식하던 해안가를 덮쳐 화석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시모스 박사의 동료이자 논문 공동저자인 마이클 칼드웰은 이번 화석 연구결과가 이집트 상형문자 해독의 길을 연 로제타 비석에 견줄 만한 것이라고 했다. 이 화석을 통해 뱀과 도마뱀의 진화에 관해 그만큼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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