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저널 '사이언스' 논문…휴대전화 위치자료 이용해 과학적 입증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난 2016년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치열했던 대통령선거가 미국 가정의 추수감사절 만찬 시간을 짧게 만들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당시 대선이 미국 정치와 사회의 양극화와 분열을 가져왔다는 지적과 일화가 많았지만 이를 과학적 조사 결과로 입증한 것은 처음이다.
2일 BBC 방송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학(UCLA) 경제학과 키스 첸 교수는 1천만 명의 휴대전화 위치 자료와 지역별 선거결과 등을 토대로 2016년 추수감사절 만찬 시간의 변화를 연구한 논문을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게재했다.
미국의 추수감사절 만찬은 우리의 추석 명절처럼 멀리 떨어져 지내던 가족이 함께 모여 정을 나누는 기회다.
하지만 2016년 대선 뒤 이어진 추수감사절 방문 시간은 가족 간 정치적 성향이 다른 경우 선거가 없던 전해의 평균 4.2시간에 비해 30~50분가량 줄어들었다. 이는 공화, 민주 양당의 지지율이 왔다 갔다 해 TV 선거광고가 집중된 지역의 유권자에게서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당별로는 공화당 성향 유권자가 민주당 성향의 가족 추수감사절 모임에 참석할 때는 시간이 50~70분가량 줄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20-40분가량 짧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첸 교수 등은 "불편하고 정치적으로 분열된" 추수감사절 만찬을 직접 겪어 이런 연구를 하게 됐다고 한다.
연구팀은 설문조사에 의존할 경우 기억에 따라 부정확한 응답이 나올 수 있는 점을 고려해 휴대전화 위치 자료를 활용했다. 익명 자료지만 휴대전화 주인의 대략적인 주소와 이동 상황 등이 담겨있어 해당 지역의 선거결과와 결합해 정치적 성향을 추론했다고 한다.
가령 힐러리 60%, 트럼프 40% 득표율을 보인 선거구 유권자라면 힐러리 지지성향일 가능성을 60%로 상정했다는 것으로 상당히 정확한 결과를 보였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논문 공동저자인 워싱턴주립대학 경제학 박사과정의 라인 롤라 연구원은 "가족 간 추수감사절 만찬 시간이 줄어든 것을 대수롭지 않게 보는 사람들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걱정이 앞선다"면서 "이는 내게 미국의 사회적 기본구조가 광범위하게 쇠퇴하고 있다는 증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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