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직후 행사장 인근서 IS 자폭 테러로 14명 사망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에서 정부군과 반군의 내전과 테러로 인한 인명 희생이 잇따르자 이슬람 종교 지도자들이 전쟁과 자폭테러 중단을 촉구하는 율법 해석(파트와)을 내놨다.

5일 아프간 톨로뉴스 등에 따르면 이슬람 율법학자들의 모임인 아프간 울레마 위원회 소속 종교 지도자 2천여명은 전날 수도 카불에서 "지금 아프간에서 벌어지는 전쟁은 이슬람법(샤리아)으로 금지된 것"이라며 "우리는 이 전쟁이 이슬람법에 어긋나며 부당하다고 선언한다"고 파트와를 발표했다.
이들은 "자폭 공격, 폭발물을 이용한 살인, 약탈과 납치 등 어떤 형태의 폭력도 이슬람에서 큰 죄이고 전능한 알라(신)의 명령에 어긋난다"면서 특히 "무고한 사람들과 이슬람신자를 살해하는 것은 쿠란이 엄격히 금지하는 죄악"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 전쟁에서는 오직 무슬림(이슬람 신자)들의 피만 뿌려지고 있을 뿐 다른 아무것도 없다"면서 "가능한 한 빨리 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파트와를 발표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성전을 핑계로 삼은 반란은 금지된다면서 탈레반에 올해 초 아프간 정부가 제안한 평화협상을 수락하라고 종용했다.
AP 통신은 아프간 울레마 위원회가 탈레반과 정부를 상대로 내전을 중단하라고 호소한 것은 17년 만에 처음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탈레반 등 반군은 바로 울레마 위원회의 파트와를 반박하며 교전과 테러를 계속할 뜻을 비쳤다.
탈레반은 자신들이 미국 침략자와 그 조력자들을 상대로 성전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이번 울레마 위원회의 발표는 미국이 기획한 것이라고 파트와를 반박하는 성명을 냈다.
최근 몇 년 새 아프간에서 활발한 활동하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파트와가 발표되고 한 시간 뒤 참석자들이 해산할 무렵 회의장 인근에서 자폭테러를 벌여 14명이 숨지고 17명이 부상했다. 사망자 가운데 울레마 위원회 참석자가 몇명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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