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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헬멧 죽이기' 폭격·음해 집요…더 강한 연대가 우리 힘"

입력 2018-06-06 06:37  

"'하얀헬멧 죽이기' 폭격·음해 집요…더 강한 연대가 우리 힘"
시리아민방위 '대장' 인터뷰…"구조대원 노린 러·정부군 2차공격에 대원 사상"
"데이터 분석서 흑색선전 배후 러·정권 드러나"…"'활동 위축될라' 기부 제의 더 늘어"
"나라 쪼개지는 것 원치 않지만…강대국, 시리아인 배제하고 이익만 챙겨"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러시아군이나 정부군은 우리를 폭격하고 나서 잠시 후 그 자리를 다시 공격하곤 합니다. 구조대가 오는 걸 노리는 거죠. 하얀헬멧 대원들이 그렇게 많이 죽었습니다."
하얀헬멧이라는 별칭으로 더 유명한 시리아 반군지역 민간구조대 '시리아민방위'의 대장(디렉터) 라에드 알살레는 최근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2차 공격으로 대원들을 잃는 것이 리더로서 가장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이달 2일 만난 살레 대장은 지금까지 대원 243명을 잃었다고 했지만, 추가 인터뷰를 하는 이틀 사이 소셜미디어에는 또다른 대원의 희생 소식이 전해졌다.



하얀헬멧은 시리아내전이 한창이던 2013년 시민 자원자들이 모여 결성한 구조대다.
반군 후원국인 인접 터키가 훈련을 지원했고, 미국도 시리아 안정화 사업 예산으로 재정을 돕는다. 국제사회의 여러 비영리기구도 이들을 후원한다.
하얀헬멧은 약 5년간 포화 속을 누비며 11만5천명을 구조했다. 구조활동뿐만 아니라 내전의 증인으로서 조사와 기록도 중요한 임무다.
이들은 영웅적이고 희생적으로 인도주의를 실천한 공로로 2016년에는 노벨평화상의 유력한 후보에 올랐고, 활약상이 넷플릭스의 다큐로도 제작됐다.



이들에게는 박수뿐만 아니라 '극단주의와 연계'라는 의심어린 시선도 따라붙는다.
살레 대장은 그러나 "우리가 극단주의 조직원이라며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 유포되는 '증거' 이미지와 영상을 추적하면 출처가 거의 비슷하다"면서 러시아와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그 배후로 지목했다.
그는 러시아·정부군 흑색선전을 폭격만큼이나 어려운 문제로 꼽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이 작년 12월 가짜뉴스 확산을 추적하는 소프트웨어 '혹시' 개발진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를 보면 살레 대장의 말처럼 '한줌'의 계정이 '공장'처럼 수백개 주장을 양산했다.
데이터 분석업체 '그래피카'에 따르면 하얀헬멧을 자주 거론하는 트위터 계정 중 1만4천개가 매우 유사한 행태를 보이며, 이들 가운데 다수가 친(親)러시아 성향의 선전을 퍼뜨리는 '유령 계정', 즉 트롤로 분석됐다.
또 데이터 탐사보도단체 '벨링캣'이 인터넷에서 많이 유포된 화이트헬멧 비판 주장 30건을 분석한 결과 27건이 거짓으로 판명됐다고 살레 대장은 설명했다.


흑색 프로파간다는 순식간에 확산하고 강력한 효과를 내지만 이를 하나하나 반박하는 데에는 매우 전문적이고 끈질긴 작업이 필요하다.
한국 포털이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하얀헬멧은 극단주의에 연계된 집단'이라는 글을 쉽게 볼 수 있다.
극단주의조직이 아니라고 해도 알카에다 연계 조직과 활동지역이 겹치는 탓에 서로 혈연·지연으로 연결될 여지가 있다는 의심을 받는다.
살레 대장은 "그러한 우려를 의식해 우리는 대원들이 극단주의에 연루되지 않도록 철저히 통제한다"면서 "하얀헬멧은 규율·관리가 철저하다"고 했다.
그는 "세상에 완벽한 조직이 어디 있겠는가, 유엔에도 비판이 쏟아지지 않는가"고 반문하고 "비판은 자연스럽다고 생각하지만, 하얀헬멧이 극단주의와 연계됐다는 것은 러시아와 아사드 정권의 프로파간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정부가 올해 4월 하얀헬멧에 재정지원을 '동결'했다는 미국 언론보도와 관련 살레 대장은 "지원이 끊겼다는 소식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미국은 하얀헬멧 지원뿐만 아니라 '시리아 안정화사업'을 전부 재검토키로 했고, 검증을 통과하지 못하면 10월부터 지원이 끊긴다고 살레 대장은 설명했다.
이달 1일에도 이스탄불에서 미국 국무부쪽 인사를 만났다는 살레 대장은 "만남은 긍정적인 분위기였고, 1∼2개월 안에 사업 연장 대상으로 확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시리아 정부군이 내전에서 승기를 굳히고 있고 프로파간다 공격까지 겹쳐 하얀헬멧의 활동이 위축되는 것은 아닐까 했으나 실상은 그 반대라고 한다.
살레 대장은 "바로 그렇게 걱정하는 분들로부터 연락이 오고, 그래서 기부는 더 늘었다"며 웃었다.
대원 수도 지난해 3천500명에서 현재 4천명으로 늘었다.



시리아는 현재 정부군이 통제하는 서부와 중부, 반군이 점령한 북서부 이들립과 남부 다라, 북동부의 쿠르드 반자치지역 사이에 희미한 분할선이 생겨났다. 순서대로 러시아와 이란, 터키와 요르단, 미국으로부터 지원을 받는다. 한국처럼 나라가 쪼개질 것으로 보느냐고 물었다.
4일 추가 인터뷰에서 살레 대장은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도, 현재 상태가 해소되려면 아주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폭격과 흑색선전을 일삼는 러시아와 아사드 정권뿐만 아니라 하얀헬멧의 핵심 후원자인 터키·미국에 대해서도 비판을 억누르지 않았다.
"시리아 사태에 개입한 각국은 시리아인의 실질적 참여를 배제한 채 각자 이익을 달성하려 합니다. 자국 이익만 생각하지 시리아 국민의 득은 고려치 않습니다. 관련국이 시리아에서 어떤 이득을 원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나라가 완전히 쪼개지지는 않을 것이라 보지만, 사태가 해결되기까지는 아주 긴 시간이 걸리게 됐습니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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