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지·생활권 '따로'…"청년층이 먼저 관심 가져야 공약도 나와"

(전국종합=연합뉴스) 권숙희 차근호 박영서 기자 = "공원에 산책하러 갔다가 명함을 잔뜩 받았는데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 제비뽑기해서 뽑을까 한다." (34세 직장인)
"다 거기서 거기 같아 투표하고 싶지 않다." (23세 대학생)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대한 이삼십대 청년층의 무관심과 피로감이 극심하다.
'묻지 마 투표'도 모자라 일찌감치 '투표 포기' 선언을 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강원도 춘천의 한 대학에 재학 중인 설모(24·여)씨는 이번 선거에 딱히 관심이 없다.
춘천시장 후보의 이름조차 가물가물한 데다 후보들이 어떤 공약을 내세웠는지도 모른다.
설씨는 "작은 동네라 이해관계도 복잡하고 그에 따라 이합집산 되기 때문에 무관심하게 바라보게 되는 것 같다"며 "오히려 서울시장이나 경기도지사 선거가 더 흥미롭다"고 했다.
직장인 이모(32·서울 강남구)씨는 지난 대선 때는 투표에 참여했지만, 이번 지방선거에는 아예 투표소에 가지 않을 예정이다.
이씨는 "선거를 앞두고 벌어진 각종 비방전 때문에 오히려 선거에 무관심해지는 것 같다"면서 "지나가는 유세 차량이나 선거 포스터를 봐도 공약은 눈에 띄지 않는다"고 말했다.
청년층일수록 투표지와 생활권이 이원화해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다.
사는 곳, 일하는 곳, 생활하는 곳이 다 다르다 보니 선거 결과에 대한 기대감도 자연히 하락한다는 것이다.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는 김모(28·여)씨의 직장은 서울 강서구이고 평일에 친구를 만나거나 주말을 보내는 곳은 주로 서울 홍대 주변이다.
김씨는 "투표는 꼭 할 예정"이라면서도 "사는 지역의 정책 현황 등을 잘 알지 못해 어떤 후보를 선택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주소지는 경남 진주로 돼 있지만, 올해 초 부산의 한 자동차 정비소에 취업한 김모(26)씨는 투표할 생각이 없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광주 일대에서 전문대학을 졸업했고, 전공 관련 취업이 되지 않아 부산에서 직업학교에 다니는 과정에서 하숙을 전전하느라 아직 주소는 진주에 있지만, 진주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직장 동료들이 간혹 지방선거 이야기를 할 때도 주소지가 다르다 보니 선거는 남 일처럼만 여겨진다.
김씨는 "청년들에게 현실을 바꾸고 싶으면 투표하라고 하지만, 오히려 취업이 어렵고 힘든 현실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투표하기가 말처럼 쉽지 않다"면서 "몰라서 아무나 찍고 실수하는 것보다 무관심이 차라리 좋지 않나 생각도 한다"고 밝혔다.

지난 지방선거(제6회)에서는 연령별 투표율이 60대(74.4%), 70세 이상(67.3%), 50대(63.2%), 40대(53.3%), 20대(48.4%), 30대(47.5%) 순으로 나타났다.
이삼십대 청년층의 투표율이 가장 낮았다.
특히 30대의 투표율은 60대의 투표율과 비교하면 26.9%p까지 차이가 나는 등 고연령층이 저연령층보다 상대적으로 투표율이 높았다.
성별·연령대별 투표율을 보면, 남자 투표율은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20대 후반(42.3%)과 30대 전반(42.1%)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이후 연령이 높을수록 투표율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여자 투표율은 20∼30대 전반에서 50% 이하의 낮은 투표율을 보였고, 연령이 높을수록 투표율이 상승했다.
박상철 경기대 부총장(정치전문대학원 교수)은 "청년층이 지방선거 투표에 소극적이다 보니 지방선거 후보자들도 청년층을 위한 공약에 소극적이다"라며 "일자리 창출이라든지 이런 부분이 약한데, 청년들이 먼저 관심을 가지려는 자기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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