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 셔먼 "미북 합의, 트럼프 이란 기준 적용하면 실패 자명"

입력 2018-06-08 16:43  

웬디 셔먼 "미북 합의, 트럼프 이란 기준 적용하면 실패 자명"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트럼프-김정은 회담의 성공 여부를 평가하는 기준은 간단하다. 합의 내용을 트럼프가 이란과의 핵 합의에서 그토록 비난했던 부분과 비교하는 것이다".
전임 버락 오바마 민주당 행정부에서 국무차관을 지낸 웬디 셔먼 하버드대 벨퍼 과학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싱가포르 미-북한 정상회담 성공의 척도로 트럼프 자신이 파기한 이란 핵 합의를 제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정상회담을 둘러싼 핵심관심사는 과연 어느 정도 합의가 나와야 성공적인 회담으로 간주할 수 있는지다.



여기에 대한 반응은 정상회담이 열린 자체로 성공이라는 것에서부터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방식의 비핵화'(CVID)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전임 민주당 행정부에서 이란 핵 협상 대표를 맡았던 셔먼 전 차관은 7일 유럽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 기고를 통해 이란 핵 합의를 평가 기준으로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과 주위의 강력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 미흡한 점을 적시해 파기한 만큼 그 기준을 북한과의 합의 평가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셔먼은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 합의의 문제점으로 '미국과 다른 나라들이 이란과 관련해 직면한 모든 문제를 다루지 않고 있다'고 비난한 점을 언급했다.
만약 (정상회담에서) 북한과의 합의가 단지 핵무기와 미국 본토 도달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국한되고 북한이 안고 있는 산적한 다른 문제들을 그대로 내버려둔다면 트럼프 자신이 설정한 기준에서 실패라고 셔먼은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 합의 파기에 앞서 언급한 이란 '독재정권의 주변국 위협과 미사일 확산 등 여러 비행' 기준에 따르면 북한은 일본에 도달할 수 있는 단거리 미사일과 한국을 위협하는 전방배치 재래 군사력을 해체해야 한다.
또 북한은 전 세계적인 무기기술 확산을 종식하고 모든 보유 생화학무기를 폐기해야 하며 테러 행위를 종식하고, 사이버범죄와 위조, 마약 거래 등 범죄활동을 중단해야 한다.
나아가 북한 김정은 정권은 인권개선을 위해 강제수용소를 폐지해야 한다.
만약 북한이 이 모든 조건을 이행하지 못한다면 트럼프 자신이 설정한 시험에서 불합격이라고 셔먼은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이 국제사찰단의 검증과 요구 조건을 이행했음에도 제재해제로 일단 수십억 달러의 현금을 챙겼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이런 기준이라면 북한은 제재해제나 경제적 지원을 받기 전 앞서 열거한 모든 우려를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셔먼은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목한 이란핵사찰의 문제점을 해소하려면 북한은 국내 모든 군사기지에 대한 국제사찰단의 전면적인 접근을 허용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관성을 유지하려면 북한은 모든 곳에 대한 불시사찰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면서 셔먼은 지구 상에 아직 이런 나라는 없다고 꼬집었다.
이란 핵 합의 파기에서 나타난 트럼프식 기준이라면 북한은 절대 민수용 핵 프로그램도 가질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핵 합의가 조약형태로 상원의 비준을 받았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런 만큼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모든 합의를 상원 표결에 회부해야 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자 간 합의가 최선이라며 이란 핵 합의의 다자적 성격을 비하해왔다. 북한과의 정상회담은 그러나 한국 문재인 대통령의 도움과 일본의 지원, 그리고 중립적이기는 하지만 시진핑 중국 주석의 관여로 이뤄지고 있음을 목격하고 있다.
셔먼 전 부장관은 결국 이러한 측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 합의 파기가 잘못된 것임을 지적했다. 이란 핵 합의 파기를 통해 외교적으로 비현실적인 기준을 선례로 남겨 북한과의 협상에서 스스로 족쇄를 채우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북한과의 협상에서 자신이 설정한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그의 행동은 위선과 정치적 기회주의로 비판받게 될 것이라고 셔먼은 지적했다.
셔먼 전 부장관은 "우리가 모두 회담의 성공을 바라지만 그(트럼프)가 이란 잣대를 들이대면 실패할 것이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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