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우리동네] '임씨가 만든 으뜸가는 맛' 임절미에서 유래한 인절미

입력 2018-06-23 11:00  

[쉿! 우리동네] `임씨가 만든 으뜸가는 맛' 임절미에서 유래한 인절미
조선 인조, 이괄의 날 피해 공주 공산성에서 인절미 처음 맛봐
공주시, 인절미 명칭 특허 등록하고 행사마다 인절미 홍보 힘써



(공주=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쫄깃한 식감에 고소한 맛까지 만끽할 수 있는 인절미는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떡의 대명사다.
여름철이면 빙수 재료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인절미는 찹쌀이나 찹쌀가루를 시루에 찐 뒤 절구에 찧어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만든다.
노란색으로 대표되는 고물은 인절미의 필수요소다.
그런데 인절미라는 이름이 충남 공주시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여기에는 조선 시대 혼란스러웠던 조정의 역사와 얽혀 있다.
구전으로 내려오는 인절미 어원을 살피려면 162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1623년 조선에서는 광해군이 폐위되고 인조가 왕위에 오른다. 이른바 '인조반정'이다.
김류와 이귀 등 반정을 이끈 신하들은 요직을 차지하게 됐다.
무신 이괄(1587∼1624)도 인조반정 때 광해군 실각 과정에 참여했으나, 논공행상 과정에서 생각보다 낮은 등급을 받고 평안병사 겸 부원수로 임명돼 관서(關西) 지방으로 파견됐다.
암투에서 밀린 것으로 여긴 이괄은 이듬해인 1624년 병사들을 이끌고 한양으로 진격했다. '이괄의 난'이다.
여러 지역을 점령하고 밀고 들어오는 이괄 병력을 피해 인조는 부랴부랴 백제의 도읍지였던 공주로 향했고, 백제 시대 축조된 공산성에 임시로 둥지를 튼다.


인절미는 여기서 등장한다.
공산성 두 그루의 나무(쌍수·雙樹) 인근에서 피란 생활을 하던 인조는 지역 특산물로 올라온 음식을 맛보다 지금의 인절미를 먹고서 떡 이름을 물었다고 한다.
신하들에게서 돌아온 답은 '임씨네 집에서 만든 떡' 또는 '임씨네 집에서 썰어 바친 떡'이라고 알려졌다.
그러자 인조가 "참 절미(絶味.더없이 맛있다는 뜻)로구나"라고 했다는 게 인절미(임절미에서 변형) 이름에 대한 통설이다.


그 흔적은 현재 공산성 쌍수정 사적비(1708년 제작)에 남았다. 이괄의 난, 공산성에 머물렀던 인조의 행적, 공산성에 대한 찬양 등이 적혔다.
일각에선 잡아당겨 썬 떡이라는 뜻의 '인절병'(引絶餠)에서 생겨난 말이라는 추측도 제기한다.
그러나 '임절미 설'보다는 근거나 배경에 개연성이 없다는 게 공주시민들의 시각이다.

공주시는 인절미를 지역 특산품의 하나로 부각하고자 명품화 사업 추진과 함께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지역 대표 축제로, 해마다 9∼10월에 열리는 백제문화제에서는 길이가 1천m를 넘는 인절미를 관광객과 주민 수백명이 함께 만드는 이벤트를 벌이기도 한다.
최근 들어서는 지역에서 열리는 대부분의 축제에 인절미 만들기 프로그램이 선보인다.
지역의 정체성을 잘 반영하는 데다 주민과 관광객을 하나로 묶는 데 더없이 좋은 볼거리라고 주최 측이 판단하기 때문이다.


'공주인절미'라는 명칭은 아예 특허청에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으로 등록됐다. 2016년 9월이다.
상표 사용에 관한 독점적 권리를 확보해 상표 도용 등 분쟁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공주지역 인절미 생산업체가 결성한 공주인절미협회 관계자는 "공주인절미는 품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찹쌀과 콩 등 원재료를 지역에서 생산한 것만 사용한다"며 "장시간 반죽을 거치는 등 우수한 공주 인절미만의 전통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인절미 덕분인지 공주시엔 곳곳에서 떡집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전통시장인 공주산성시장 주변으로만 20여곳이 밀집해 있다.
가족이 함께 일을 거드는 사례도 적지 않다.
A(40·여)씨는 "부모님께 자연스럽게 배우며 몸으로 익히는 중"이라며 "제 이름 석자보다는 어디어디 떡집에 누구라는 걸 더 알릴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고 연구할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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