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실종미군 가족, 유해송환 합의에 "이것이 첫걸음"

입력 2018-06-13 03:05  

한국전쟁 실종미군 가족, 유해송환 합의에 "이것이 첫걸음"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리처드 다운스는 미 공군 중위였던 아버지 할 다운스가 군장을 챙겨 떠나던 그때 세 살배기였다.
할 다운스는 1952년 1월 13일 북한 지역의 어느 전장에서 야간 공습 임무에 투입됐다. B-26 모로더 전폭기는 쌍발 엔진 고장으로 추락했고 할 다운스와 동료는 북한군의 포로가 됐다.
이후 할 다운스의 행방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전쟁 실종자(MIA)로 분류됐다.
생사도 확인되지 않았고 죽었다면 유해가 어디 묻혔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할 다운스는 약 5천 명에 달하는 한국전쟁 참전 미군 실종·사망자 중 한 명이다.
그의 아들도 어느덧 반백의 노인이 됐다.
한국전쟁 및 냉전시기 미군 전쟁포로(POW)·실종자(MIA) 가족 연대의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다운스는 12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것(유해송환 문제)이 논의되는지조차 알지 못했다"면서 "이것이 첫 걸음이다. 그리고 이제 우리가 유해를 어떻게 발굴하고 복원해서 송환할지를 찾아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4개 항목 중 네 번째가 '전쟁포로·전쟁 실종자의 유해 즉각 송환'이다.


공동성명 4항에는 "미국과 북한은 신원이 이미 확인된 전쟁포로, 전쟁실종자들의 유해를 즉각 송환하는 것을 포함해 유해 수습을 약속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유해송환 문제는 오늘 우리의 의제에 없던 내용이다. 너무 많은 사람이 그 얘기를 해서 회담 말미에 그 얘기를 꺼냈다. 그(김정은)는 정말 관대했다. '다음번에 얘기하자'고 말하지 않고 '이치에 맞는 얘기'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트위터에 "개인적으로 오늘 합의사항 가운데 가장 의미있는 부분은 한국전쟁 당시 전쟁포로와 전쟁실종자들의 유해를 수습하고, 신원이 확인된 숨진 영웅들의 유해를 즉시 송환하기로 합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1950∼1953년 한국전쟁 당시 전사하거나 실종된 미군 5천300여 명의 유해가 북한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996년부터 2005년 사이에 북미 합동 조사단이 북한에서 200여 구의 유해를 발굴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후에는 조사 활동이 중단됐다.
미군 해외참전 재향군인회 간부 케이스 하먼은 폭스뉴스에 "우리는 이번 합의가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오는 것은 물론 한국전쟁에서 복무하다 실종된 군인 가족 수 천 명을 도울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16년 빌 리처드슨 미 뉴멕시코 주 지사의 주선으로 북한을 다녀온 다운스는 "아버지의 전투기가 떨어졌다는 논 근처까지 가볼 수 있었다. 그게 내가 가장 가까이 다녀간 곳"이라고 말했다.
oakchu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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