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밀입국 아동 격리' 반대시위 확산…60개 도시 수천명 운집

입력 2018-06-16 01:16  

美 '밀입국 아동 격리' 반대시위 확산…60개 도시 수천명 운집
"반인권·비인도주의적 처사…국제기구서 개입해야"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밀입국자 무관용 지침에 따라 시행된 '부모-자녀 격리' 정책의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가 미 전역에서 확산하고 있다.
이민자 자녀 임시보호소가 설치되는 멕시코 접경 텍사스 주부터 서부 캘리포니아 주, 동부 미시간 주, 뉴욕 등지까지 10여 개 주, 60여 개 도시에 걸쳐 14일(현지시간)부터 크고 작은 집회가 열리고 있다.
미 NBC 방송은 시위대가 적게는 수십 명에서 많게는 수천 명에 이른다고 15일 전했다.



로스앤젤레스(LA) 도심 맥아더 파크에서 열린 시위에서 한 참가자는 '부모와 아이를 갈라놓은 건 인도주의에 역행하는 범죄'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미국에서 전국적인 시위가 펼쳐진 것은 지난 3월 총기 규제를 요구하는 '우리 생명을 위한 행진' 이후 처음이다. 총기 규제 시위는 지난 2월 플로리다 주 파크랜드의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 일어난 총기 참사로 인해 촉발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부모-자녀 격리 정책은 지난 5월 제프 세션스 미 법무부 장관이 연방검사들에게 "남서부 국경을 불법으로 넘어오는 모든 사람을 기소하라. 어린아이를 밀입국시킨 자도 기소하고 아이들은 법률에 따라 부모와 격리하라"는 무관용 지침을 내리면서 시행됐다.
지난달 중순 2주간에 걸쳐 미국과 멕시코 국경 지대에서 부모와 격리된 아동 숫자는 650명에 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당국은 텍사스 주 서부 엘패소 인근에 부모와 격리된 이민자 자녀를 수용할 임시보호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그러나 보호소 부지가 사막 한가운데에 있고 통상 낮 기온이 섭씨 37∼38도까지 올라가는 지역이어서 인권단체들이 보호소 설치에 반발하고 있다.
이번 시위를 기획한 연합 시민단체 '패밀리스 비롱 투게더(가족은 함께 있어야 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잔인하고 반인도주의적인 이민 정책에 조직적으로 항의하고 이민자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고 밝혔다.
로드아일랜드 주의 로저윌리엄스대학 라틴정책연구소 가브리엘라 도멘자인 소장은 NBC 뉴스에 "아이들을 떼어놓고 부모를 감옥에 가두는 이 정책은 우리가 바라는 바가 아니다. 국제기구의 개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뉴욕에서 시위에 참가한 론 버벨로 목사는 NBC 뉴스에 "아이들을 부모와 격리하는 것은 이 나라가 자유의 땅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는 것"이라며 "우리 모두 겁쟁이가 돼서는 안 된다"고 목청을 높였다.
LA 지역 시민단체 활동가 리디아 폰스는 "이건 좌우 진영의 문제가 아니다. 이건 정치적 이슈도 아니다. 이건 인도주의에 관한 이슈"라고 말했다.


oakchu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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