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우리 아들은 그 자리에서 죽었는데도 찾지를 못했습니다. 그 자리를 보존해달라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입니까."
장대비가 쏟아지는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 흰색 우비를 입은 '오월의 어머니' 6명이 기자회견을 위해 나란히 섰다.
이들은 5·18 민주화 운동 당시 시민군 최후 항전지 복원을 추진하는 '옛 전남도청 복원을 위한 범시도민대책위원회' 소속으로 658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옛 전남도청에서 숨진 권호영(당시 19세) 씨의 어머니 이금례(80) 씨가 오월어머니집 추혜성(62) 이사의 머리카락을 직접 잘랐고, 이씨 자신도 삭발했다.
이씨는 가위와 기계로 추씨의 머리를 밀면서 연신 흐느꼈고, 자신의 머리를 밀 때는 발을 동동 구르며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추 이사는 삭발에 앞서 마이크를 잡고 "말만 번지르르하고 행동에 옮기지 않는 정부의 태도에 답답한 어머니들이 분신이라도 하고 싶다는 것을 겨우 뜯어말려 오늘 삭발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문재인 대통령, 이낙연 총리, 도종환 장관의 의지표명은 있었지만 일이 진척되고 있지 않다"며 "말 잔치가 아니라 실천이 중요한데 이런저런 이유로 복원사업의 첫발도 떼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간 평창동계올림픽, 남북정상회담, 지방선거 등으로 바쁠 것이란 생각에 참고 기다려왔는데 마치 대책위를 민원인 취급하며 대책위가 원하니 복원한다는 식으로 행동하고 있다"며 "이는 정부가 헌법에 '오월 정신'을 담고자 하는 취지와 전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전날 광주에서 청와대 앞으로 상경했으며, 기한을 정하지 않고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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