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 화성 축조 때 서까래 사용…매년 단오제 지내는 나무
(수원=연합뉴스) 최해민 강영훈 기자 = 올해 첫 장맛비가 내린 26일 경기 수원에서 수령 500년 된 느티나무가 쪼개졌다.
현장 수습에 나선 수원시는 나무 속에 공간이 생긴 데다 장맛비로 나무 윗부분에 하중이 실려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오후 3시께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느티나무사거리 부근 단오어린이공원에 있는 500년 된 느티나무가 부러졌다.
이 나무는 조선 정조대왕이 수원 화성을 축조할 당시 나뭇가지를 잘라 서까래를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나라에 큰 어려움이 닥칠 무렵 나무가 구렁이 울음소리를 냈다는 전설이 있다.

지역 주민들은 이 나무에서 매년 영통청명단오제를 지내왔다.
사고 전 둘레 4.8m, 높이 33m로 1982년 10월 보호수로 지정됐다. 지난해 5월에는 대한민국 보호수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나무는 이날 집중된 장맛비를 맞은 뒤 가지가 크게 세 갈래로 쪼개지듯 부러졌다.
시 관계자는 "기둥 내부를 들여다보니 큰 구멍이 생겨 있었다"라며 "구멍이 생기면서 기둥이 약해진 데다 오늘 장맛비와 강풍으로 나무 상부에 무게가 실리면서 부러진 게 아닐까 싶다"라고 전했다.

수원시는 사고 직후 지역 주민과 함께 느티나무를 위로하는 제사를 지냈다.
시는 나무뿌리가 살아있는 만큼 밑동은 보존한다는 계획이다. 밑동 주변 움을 활용하는 방안과 후계목(복제나무)을 육성해 느티나무를 복원하는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더불어 나머지 보호수 23종이 비슷한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전문가 현장 점검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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