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바이킹 박수처럼' 아이슬란드, 장엄하게 맞섰다

입력 2018-06-27 05:55  

[월드컵] '바이킹 박수처럼' 아이슬란드, 장엄하게 맞섰다
크로아티아 상대로 유일하게 득점하며 1-2 분패…1무 2패로 16강은 좌절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경기장에 울려 퍼진 바이킹 박수의 웅장함처럼 아이슬란드가 사상 첫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장엄하게 최후를 맞았다.
아이슬란드는 27일(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D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크로아티아에 1-2로 패했다.
아이슬란드는 끝까지 투혼을 발휘했지만 남은 한 장의 16강 티켓은 아르헨티나에 돌아갔다.
사실 전반 초반만 해도 아이슬란드의 경기력은 실망스러웠다. 아이슬란드는 크로아티아의 강한 압박에 고전하며 좀처럼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했다.
전반 20분이 된 시점에서 크로아티아의 볼 점유율은 71%, 아이슬란드는 29%에 불과했다.
하지만 25분 이후부터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아이슬란드는 세트 피스 상황에서 장신 선수들을 활용해 크로아티아의 골문을 위협했다.
40분에는 알프레드 핀보가손이 상대 진영에서 볼을 끊어낸 뒤 패스를 되받아 문전 앞 16m 거리에서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날렸으나 골문을 살짝 빗나갔다.
전반 추가시간에도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맞았다.
코너킥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비르키르 뱌르드나손이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키퍼 니콜라 칼리니치의 다리에 걸렸다.
이후 아론 귄나르손이 오른발로 제대로 감아 때린 슈팅은 또다시 칼리니치의 선방에 걸렸다.
전반 막판에 경기를 지배하고도 골문을 열지 못한 아이슬란드는 후반 8분 크로아티아 밀란 바델의 하프 발리 슈팅에 먼저 실점했다.
16강 진출을 위해서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아이슬란드에는 절망적인 장면이었으나 포기는 없었다.
아이슬란드는 다시 거세게 크로아티아를 밀어붙였으나 후반 10분 코너킥에서 스베리르 잉기 잉가손의 헤딩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는 등 끝까지 운이 따르지 않았다.
아이슬란드는 후반 31분 길비 시귀르드손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겨우 동점 골을 얻어냈다.
아이슬란드는 수비수를 빼고 공격수를 추가 투입하며 역전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으나 후반 45분 이반 페리시치에게 추가 골을 내주고 무릎을 꿇었다.
비록 패하기는 했지만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골을 넣은 팀은 아이슬란드가 유일했다. 또 크로아티아를 이처럼 괴롭힌 팀도 처음이었다.
객관적인 전력의 열세에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아이슬란드 선수들처럼 아이슬란드 팬들도 상대적으로 그 수는 적었지만 그 기세만큼은 '일당백'이었다.
두 팔을 머리 위에 크게 벌린 뒤 박수를 치며 "후∼"라고 기합소리를 내는 특유의 '바이킹 박수'는 지쳐가는 아이슬란드 선수들을 수시로 일깨웠다.
아이슬란드는 사상 첫 월드컵 본선 무대를 1무 2패로 승리 없이 마쳤지만 화제 면에서는 이미 승자였다.
세계 랭킹 22위인 아이슬란드는 5위 아르헨티나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아이슬란드는 월드컵 첫 출전국이고, 아르헨티나는 1978년과 1986년 월드컵을 제패한 축구 강국이다.
국토의 80%가 빙하 및 용암지대로 이뤄진 인구 34만 명의 소국 아이슬란드가 이뤄낸 믿기지 않는 쾌거였다.
감독은 치과의사 출신, 골키퍼는 영화감독 출신이고 소금 포장 공장 직원을 병행하는 수비수까지 포함된 것이 알려지면서 다양한 화젯거리를 낳았다.
그야말로 동화 같은 스토리였다. 아이슬란드의 월드컵 동화는 3경기에서 아쉽게 막을 내렸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그들의 투혼은 긴 여운을 남겼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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