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공장서 20년간 160명 사망…역학조사 다시 하라"

입력 2018-06-28 11:57  

"한국타이어 공장서 20년간 160명 사망…역학조사 다시 하라"
한국타이어 산재협, 청와대·노동부에 진상 재규명 호소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일하다 사망하거나 질병에 걸린 노동자들의 단체인 한국타이어 산재협의회가 28일 사건 진상규명을 재차 호소하고 나섰다.
한국타이어 산재협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시선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와 고용노동부는 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사망 사태의 진상을 다시 규명하라"고 촉구했다.
2007년 불거진 한국타이어 집단사망 사건은 1990년대 중반 이후로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노동자들 다수가 사망하거나 질병에 걸린 사태를 가리킨다.
산재협 측이 한국타이어 사측과 소송하는 과정에서 사측이 재판부에 제출한 입장자료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에서는 1996∼2017년 총 160명이 사망했다. 사인은 암·심근경색·자살 등으로 기록됐다. 160명 중 25명이 산재 인정을 받았다.
산재협은 타이어를 찌는 '가류공정'과 타이어를 제조하는 '정련공정' 등 과정에서 1급 발암물질인 '벤조에이피렌' 등 유해물질이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2007년 한국타이어 집단 사망사건이 불거지자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대전지방노동청 의뢰로 역학조사를 실시한 다음 '돌연사를 유발할 만한 공통적인 직업적 원인이나 작업환경적 위험요인을 찾지 못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유족들은 역학조사 결과 한국타이어 노동자의 심장질환 사망률이 일반 인구집단에 비해 5.6배 높게 나타났음에도 작업환경적 요인이 없다고 결론 난 데 대해 "짜맞추기식 엉터리 조사"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박응용 산재협 위원장은 "엉터리 역학조사 때문에 지금도 노동자들은 제대로 된 보호장치 없는 환경에서 중증질환에 시달리고 있고, 지난해까지도 사망자가 발생했다"면서 "노동부가 역학조사를 다시 실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타이어 사망 노동자들의 유족이 개별적으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는 법원이 타이어 공정의 유해성을 인정한 바 있다. 2015년 사망한 고 안일권 씨 사건이 대표적이다.
박 위원장은 "정부 차원에서 사망자들 사망원인을 재조사하고, 한국타이어 공장에 유해물질이 있는지를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hy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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