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민병희 "입시 틀에 갇힌 고교 변화가 최우선 과제"

입력 2018-06-29 06:15  

[인터뷰] 민병희 "입시 틀에 갇힌 고교 변화가 최우선 과제"
"도의회와 학교구성원 인권 조례·교복비 지원 우선 추진"
"설악∼금강산 잇는 관동8경 수학여행벨트 조성 구체화"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3선에 성공한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은 29일 "마지막 임기 최우선 과제로 '고등학교의 변화'를 추진해 지난 8년간 일궈온 초·중등교육의 변화를 고등학교까지 이어가겠다"라고 밝혔다.
민 교육감은 이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여당이 다수를 차지한 도의회와 손잡고 학교 구성원 인권 조례와 교복비 전액 지원을 우선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설악∼금강산을 잇는 관동 8경 수학여행벨트 조성을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민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 주민직선제 도입 이후 처음으로 3선에 성공한 강원교육감이 됐다. 3선에 성공한 요인은.
▲ 이번 선거는 진보와 보수 대결이 아니라 과거와 미래 가운데에서의 선택이었다고 본다. 모든 후보가 변화를 말했지만, 그 변화가 과거로의 회귀냐 새로운 창조냐 하는 관점에서 도민들이 변화와 혁신, 학생 인권과 기회균등을 말한 후보를 선택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 선거운동을 통해서도 드러났듯이 보수와 진보로 갈라진 강원도 교육계를 봉합하는 데 필요한 것은.
▲ 상대편 지지자들도 '학생들을 더 많이 사랑해야 한다'는 명제는 부정 못 할 것이다. 다만 다른 점은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아이들을 다그쳐서 강제로라도 공부시키는 방법보다는 학생을 믿으며 기다려주고 스스로 방법을 찾을 수 있게끔 이끌어주는 교육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과거의 학력관에 미래 교육에 대한 이해를 녹여낼 방법을 찾겠다.

-- 여당이 도의회는 물론 시장·군수직도 과반을 차지했다. 혁신교육 완성을 위해 지자체, 의회와 호흡 맞출 방안은.
▲ 지난 의회뿐 아니라 정부와도 고교평준화, 작은 학교 통·폐합, 누리과정 예산 떠넘기기 등 여러 가지 문제를 두고 갈등이 있었다. 하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많은 것들을 이뤄냈다. 새로 선출된 도의원, 지자체장들에게 강원 교육 정책에 대한 이해를 돕는 자료를 배포하고 토론하면서 협의를 위한 기틀을 다지겠다. 이후 학교 구성원 인권 조례와 교복비 전액 지원 정책을 우선 추진하겠다.
-- 선거 기간 발표한 14개 분야 62개 공약 중 우선 추진할 정책은.
▲ 고교 변화를 가장 먼저 추진하겠다. 초·중학교는 행복성장평가제, 배움성장평가제를 통해서 교수학습과 평가 방법이 개선됐지만, 고등학교는 입시라는 틀 속에서 경직된 것이 사실이다. 학교 시설부터 교육과정까지 대폭 개편해 초·중·고로 이어지는 창의·자기 주도적 학습 바탕 위에 대학 진학의 틀을 만드는 것이 교육감으로서 마지막 소명이라 생각한다.
-- 선거 때마다 제기되는 '학력 저하' 비판에 맞서 학생 개인의 역량을 키워낼 수 있는 교육환경 조성을 약속했는데 구체적 방안은.
▲ 수치화, 계량화, 서열화로 일컫는 구시대 학력관으로 '학력 저하' 비판을 받아 억울한 측면이 있다. 일제고사로 측정하는 학력을 높이는데 목표를 뒀다면 얼마든지 '최우수' 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비교육적인 방법이며, 미래의 학력관을 지키기 위해서 이러한 비판은 감수하리라 마음먹었다. 창의적 교육의 틀 안에서도 기초 학력은 아주 중요하다. 이를 위해 초등학교 한글교육책임제 도입에 이어 수학기초교육책임제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아이들의 기초학력부터 미래학력까지 책임지겠다.

-- 지난달 초 언급한 '설악∼금강산을 잇는 수학여행 벨트 조성'이 현재 남북관계와 국제정세에 비춰볼 때 실현 가능성이 보이는데 준비 상황은.
▲ 강원뿐 아니라 타 시도에서도 남북 학생교류를 언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강원도가 자체 추진할지, 큰 틀 안에서 전국적으로 추진할지, 아니면 둘 다 병행할지 숙고하고 있다. 금강산까지 이어지는 관동 8경 수학여행벨트나 개성을 찾아가는 태봉·고려 유적체험학습이 허황한 꿈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철원 통일교육수련원을 평화교육원으로 개편하면서 미래를 지향하는 통일교육도 강화할 생각이다.
-- 3선 성공을 토대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이 된다면.
▲ 대입제도와 관련해 공교육 강화와 교육과정 정상화의 목소리를 내겠다. 정시 확대는 학교교육과정 정상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 않다고 본다. 사는 곳에 상관없이 성실히 학교 교육을 받으면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는 대입제도가 필요하다. 교육부가 이 같은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교육감협의회가 뒷받침하겠다.
-- 교육감으로서 강원교육 12년의 큰 그림을 마무리하게 됐는데 남은 4년 간 완성하고자 하는 강원교육의 모습은.
▲ 학교를 의미하는 'school'의 어원은 그리스어 'schole'로, 이는 '삶을 즐긴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학생들은 배움터로서, 선생들은 일터로서 학교를 즐겨야 한다. 학생들이 즐거움 가운데 스스로 공부하는 힘을 키우는 것이 마지막 목표다. 이는 아이들을 한 줄로 경쟁시켜 많은 실패자를 만드는 옛 교육으로는 절대 이룰 수 없다. 내 임기 안에 무엇을 마무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내 임기 12년과 함께 초·중·고 12년 교육을 이어온 학생들이 학교 안에서 더 큰 즐거움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yangd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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