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국 룩셈부르크, 한국고급인력에 '손짓'…해외취업 블루오션?

입력 2018-06-29 08:00  

강소국 룩셈부르크, 한국고급인력에 '손짓'…해외취업 블루오션?
금융·행정, ICT, 보건의료, 기술·물류분야 전문인력 수요 많아
고급 전문직 인력에 2주만에 비자발급 등 파격 인센티브 제공

(룩셈부르크=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국내 일자리 부족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외취업이 주목받는 가운데 유럽의 대표적인 강소국인 룩셈부르크가 한국의 우수인력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해외취업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룩셈부르크는 유럽연합(EU)의 고급인력 유치 프로그램인 'EU 블루카드 취업비자' 제도 운용과 관련해 고급인력에 대해선 통상 6개월 소요되는 비자를 2주 만에 발급해주는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어 고학력 전문직이나, 전문 분야 다 경험자에 매력적인 취업시장이라는 평가다.
제주도의 1.4배 크기인 룩셈부르크는 지난 2016년 기준으로 인구가 60만 명에도 미치지 않으나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10만 달러(1억1천만원 상당)를 훨씬 넘어 카타르와 함께 세계 1, 2위를 다투는 부유한 나라다.

특히 룩셈부르크는 외국인 거주자가 전체 인구의 절반에 육박(48%)하며, 노동자의 73%가 170여 개국에서 온 외국인으로 구성돼 국제적이고 개방된 다문화 근로환경을 갖고 있어 다른 EU 국가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외국 인력들이 정착하기가 용이하다는 게 중론이다.
그뿐만 아니라 부자 나라인 만큼 최저임금도 높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2016년 기준 18세 이상 비숙련 노동자의 최저임금(40시간 기준)은 월 1천922.96유로(250만 원 상당, 1유로=1천300원 적용)다.
룩셈부르크는 지난 1960년대까지 철강산업이 중심이었으나 지금은 세계적인 금융중심지로 성장해 금융업 비중이 GDP의 27.3%를 차지하고 있다.
내년 3월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런던에 있었던 국제 금융 기능의 상당 부분을 흡수, 국제 금융중심지로서의 위상이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룩셈부르크 측은 강조한다.
룩셈부르크는 이 밖에 자동차 설비, ICT(정보통신기술), 물류, 항공우주, 생명과학 분야로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과 행정전문가, ICT 전문가, 의사와 간호사와 같은 보건의료인력, 기술 및 물류전문가 등의 수요가 많아 유망 취업 분야로 꼽힌다.
더욱이 룩셈부르크는 자체 인구가 적은 데다가 고급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기반도 충분하지 않아 대부분의 노동력을 외부에 의존해야 하므로 외국인들에겐 취업 문호가 넓다.
그동안 룩셈부르크의 이 같은 상황이 한국에 널리 알려지지 않아 취업한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블루카드 프로그램'을 통해 현지에 정착한 송성훈 키스와이어 인터내셔널 기술총괄팀장은 "블루카드 대상자로 인정되면 룩셈부르크는 통상 6개월 걸리는 비자를 단 2주 만에 발급한다"면서 "비자를 큰 제약 없이 신속하게 발급해준다는 것은 외국에서 취업하려는 사람에겐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EU의 블루카드 프로그램은 미국이 고급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도입한 '그린 카드 프로그램'을 유럽에 적용한 것으로, EU 28개 회원국 가운데 영국과 덴마크, 아일랜드를 제외한 25개국에서 운용된다.
블루카드 대상자가 되려면 먼저 기업에서 2개월간 공고를 통해서 자신들이 채용하려는 분야의 전문가를 국내에서는 구할 수 없다는 것이 확인돼야 한다.
그러고 나면 취업 희망자는 해당 기업과 고용계약을 체결하거나 구속력 있는 고용제안을 토대로 블루카드 취업비자를 신청할 수 있다.
룩셈부르크에서 블루카드 비자를 발급받으면 최소 36개월 이상 거주할 수 있으며 첫 번째 계약 관계가 끝난 뒤 두 번째 블루카드 비자를 신청할 때는 영주권 신청도 가능하다.
또 룩셈부르크에서 블루카드를 받아 일정 기간 근무한 경우 영국과 덴마크, 아일랜드를 제외한 다른 EU 회원국으로도 자유롭게 이동해 일할 수 있어 다른 EU 회원국에서 취업을 원하는 고급인력들이 룩셈부르크를 우회해서 취업할 수도 있다.


송 팀장은 "당초 블루카드 대상자가 되기 위해선 학위를 받은 뒤 5년 이상 경력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돼 있었으나 지난 2016년 교육수준과 기술 수준을 동등하게 간주하도록 개정했다"면서 "이를 통해 고경력자도 고학력자에 준해서 혜택을 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따라서 젊은 고학력 전문인력뿐만 아니라 직장에서 조기 퇴직한 사람들도 자신의 전문 지식과 경험을 살려 EU의 블루카드 프로그램에 도전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했으나 취업 경험이 없는 사람의 경우 현지 대학이나 대학원에 유학하면서 현지 기업의 인턴과정에 참여하면 현지 기업에 취업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룩스코 컨설팅 법인의 박승은 대표(여)는 "(룩셈부르크에선) 학생으로 등록된 사람을 인턴으로 우선 채용한다"면서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사람은 저렴한 영어 단기 석사과정에 등록해 실용학문을 습득한 뒤 학생비자로 1~2년 인턴을 하고 나서 이곳에서 취업을 노려보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룩셈부르크는 스타트업 유치에도 발 벗고 나서고 있다.

박 대표는 "룩셈부르크에서는 실현가능한 비즈니스 플랜이 있으면 비자를 쉽고 빠르게 받을 수 있고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에 입주도 가능하다"면서 "스타트업에 입주하면 여러 가지 창업지원을 받을 수 있어 유리한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룩셈부르크는 룩셈부르크어와 독일어,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어 일각에선 언어가 취업의 장벽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물류회사인 발렌보른 트랜스포츠에서 인턴을 거쳐 정식 취업한 김형진 씨는 "나는 영어를 사용하는 고객만 상대하고 있는데, 영어 이외에 불어와 독어를 할 수 있으면 취업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국제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해 딜로이트사의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는 최지원 씨(여)는 "회사에서 요구하는 언어(외국어) 수준이 높지 않기 때문에 자기만의 고유한 전문 영역이 있으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면서 "겁먹지 말고 도전해보라"고 권장했다.

bings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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