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진병태 기자 =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최근 일부 극우정당 정치인들이 나치 독일의 역사와 홀로코스트를 하찮은 것으로 치부하는 듯한 발언을 한 데 대해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30일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 인터뷰에서 "그런 식으로 얘기하는 정치인들은 독일이 지난 수십년간 구축했던 인식과 존중이 그 결과로 얼마나 많이 파괴됐는지를 전혀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그런 표현에 부끄러움을 느끼며 국가사회주의 시대를 사소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정치인들이 사용한 용어에 또한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총선에서 처음으로 의회에 입성한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알렉산더 가울란트 공동대표는 지난 2일(현지시간) 튀링겐 주(州)의 지바흐에서 AfD 청년당원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아돌프 히틀러와 나치는 독일의 성공적인 1천년 역사에서 단지 '새똥의 얼룩'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나치가 집권한) 12년에 대해 책임을 졌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빌어먹을 12년 이상인 영광의 역사를 가졌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런 발언은 나치 집권기의 과오를 축소하려는 것이라는 비판을 불렀다.
논란이 확산하자 그는 "정치적으로 현명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그는 하지만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에 대해서는 "독일 국민과 그들의 대표가 한 부분에 대해 대통령이 부끄러워해서는 안 된다"고 반격했다.
이에 앞서 AfD 지도부 일원인 뵈른 회케 튀링겐주 대표는 지난해 1월 홀로코스트 기념관을 수치스럽다고 비난하며 과거사 기억 문제에서 '180도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쳐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독일에서 AfD의 치솟는 인기에도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독일인 다수가 국가사회주의를 독일 역사에서 빼내려하거나 이를 하찮은 것으로 만들려는 시도를 지지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독일 사회에서 비등하는 반유대주의에 대한 우려와 함께 나왔다.
그는 "아랍국 출신 이민자들이 늘면서 반유대주의가 형성되고 있을 수 있지만 핵심은 반유대주의는 독일의 문제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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