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327㎜ 물폭탄, 둑도 무너졌다"…전국 피해 속출(종합2보)

입력 2018-07-01 19:47  

"이틀간 327㎜ 물폭탄, 둑도 무너졌다"…전국 피해 속출(종합2보)
열차 멈추고 농경지 잠기고…광주·전남에 피해 집중돼
장맛비에 주요 관광지 울상…북상 태풍 2∼3일이 고비

(전국종합=연합뉴스) 1일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기록적 폭우가 쏟아지면서 주택이 물이 잠기고 국립공원 입산이 통제되는 등 전국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제7호 태풍 '쁘라삐룬'이 북상함에 따라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기상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 시간당 80㎜ 폭우 '구멍 뚫린 하늘'
장마전선이 제주와 남부지방을 거쳐 북상하면서 전북 군산·부안, 전남 영광·신안, 흑산도와 홍도 등에 호우경보가 발효중이다.
또 서울과 인천, 경기, 세종, 대전, 충북, 충남, 강원, 전북, 경북 등 전국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이틀간 누적 강우량은 전남 보성 327.5㎜, 전남 신안 298.5㎜, 전북 부안 225㎜, 전남 영광 220㎜, 충남 공주 112.5㎜, 서울 72.5㎜, 강원 홍천 71.5㎜ 등을 기록했다.
특히 전남 보성에 이날 오전 7시 기준 시간당 80㎜의 물폭탄이 쏟아지는 등 특보 지역을 중심으로 시간당 30㎜ 안팎의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
많은 비가 내리자 북한강 수계 댐들도 수문을 열고 수위조절에 나섰다.

한국수력원자력 한강수력본부는 이날 오후 4시부터 청평댐과 의암댐, 춘천댐의 수문을 열고 각 초당 704t, 초당 412t, 293t의 물을 하류로 방류하고 있다.
한강 수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팔당댐은 이날 수문 5개를 4.5m 높이로 열고 초당 1천739t의 물을 방류 중이다.
장마전선이 북상함에 따라 호우특보가 모두 해제된 제주는 장맛비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이틀간 한라산 성판악에 262.5㎜, 윗세오름 242㎜ 등 많은 비가 내렸지만, 장마전선이 북상함에 따라 제주 전역은 대체로 흐리거나 산발적으로 비가 오고 있다.
내일은 북상하는 태풍 쁘라삐룬 영향으로 제주도 남부와 산지를 중심으로 비가 오다가 모든 지역으로 확대되겠다.

◇ 전국에 피해 잇따라…광주·전남에 집중
전국적으로 크고작은 피해가 잇따라 발생했다.
이틀간 연이어 내린 비로 광주·전남에 농경지·주택 침수와 시설물 파손 등 피해가 집중됐다.
1일 오전 전남 보성군 회천면 모원제에 있는 둑 127m 중 50m가량이 무너져 인근 농경지 3㏊가 물에 잠겼다.
보성군 명봉역 인근 철로도 침수돼 명봉역∼이양 구간 경전선 열차 운행이 한때 중단돼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전 8시께 보성군 보성읍 봉산리 한 주택 뒤편 산에서 흘러내려 발목까지 잠긴 토사에 고립된 A(73·여)씨가 119에 의해 구조됐다.
보성읍 덕성마을에서도 주택 침수로 주민들이 고립돼 119가 인명 구조 활동을 벌였고, 인근 아파트 두 곳에서는 지하 주차장이 물에 잠겨 차량 52대가 침수 피해를 봤다. 보성여중 일부 건물과 운동장은 물에 잠겼다.

무안에서는 양계장에 물이 차 닭 6천여 마리가 폐사했다.
이날 오후 1시 현재 장흥(771㏊), 신안(500㏊), 보성(400㏊), 해남(250㏊), 고흥(200㏊) 등 5개 시·군에서 2천121㏊ 농경지 침수 피해가 접수됐다.
해남, 무안, 영광, 신안 등에서도 주택 파손,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지난달 30일에는 전남 영광군 염산면 한 논에서 뜬모 심기 작업을 하던 태국인 근로자 A(63·여)씨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숨졌다.
경찰은 "A 씨에게 번개가 내리쳤다"는 목격자 진술 등으로 미뤄 낙뢰로 인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에 시간당 50㎜ 넘게 많은 비가 내리면서 주택과 마을 안길 등이 물에 잠겨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제주도 동쪽 부속섬 우도에서는 주택과 펜션이 침수되는 피해가 잇따랐다.
서울 청계천에는 물이 불어나면서 전날 오후 7시부터 주변 산책로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 장맛비에 발길 '뚝'…축제장·해수욕장·관광지 울상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주말 내내 많은 비가 내리면서 행락객 발길이 뚝 끊겨 축제장을 비롯한 전국의 주요 관광지가 울상이다.
국립공원 18개 공원 462개 탐방로가 입산 통제됐으며, 김포·김해·사천·포항 등 4개 공항 등에서는 항공기 5편이 결항했다.
1일 개장한 제주지역 삼양·김녕·신양섭지·표선·중문색달·화순금모래 등 6개 해수욕장과 앞서 조기 개장한 협재·금능·이호·함덕·곽지 등 5개 해수욕장에는 장맛비가 내리면서 관광객과 도민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지난달 개장한 해운대 뿐만 아니라 6일 개장을 앞둔 동해안 해수욕장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강릉 경포와 속초해변을 찾은 행락객은 궂은 날씨 탓에 바닷물에 발을 담그지 못한 채 백사장과 산책로를 걸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주말마다 관광객들이 찾는 해맞이 명소인 울산 울주군 간절곶과 해송 군락지로 유명한 동구 대왕암공원 등도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29일 시작해 이날 저녁 막을 내리는 김해 수국정원축제는 날씨 탓에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고, 통영 케이블카와 사천 바다케이블카는 이번 주말 이틀간 기상악화로 운행하지 못했다.

◇ 북상하는 태풍 쁘라삐룬 비상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제7호 태풍 쁘라삐룬이 북상, 전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전국 자치단체장들은 "수해 예방이 우선"이라며 2일 예정된 취임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재난대비 비상 업무에 돌입했다.
태풍은 월요일인 2일 오후부터 태풍의 길목에 있는 제주도를 강타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태풍 쁘라삐룬이 많은 수증기를 가지고 북상함에 따라 제주도와 남해안은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30m(시속 108㎞) 내외로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고, 그 밖의 전국에 많은 비바람이 불겠다고 예보했다.
쁘라삐룬은 이날 오후 3시 현재 985헥토파스칼(hPa), 중심 부근 최대 풍속 초속 27m의 중형 태풍으로 일본 오키나와 남남서쪽 21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5㎞ 속도로 북북서진하고 있다.
태풍은 2일 밤부터 3일 새벽 사이 제주도를 지나 3일 오전 무렵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현, 손상원, 최재훈, 이승민, 강종구, 황희경, 이덕기, 임청, 최해민, 차근호, 김선경, 김용태, 변지철)



b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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