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이유미 기자 = 7월부터 300인 이상 기업에서 주 52시간 근무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유통업계에도 큰 변화가 찾아왔다.
신세계백화점은 2일부터 본점, 강남점을 제외한 전 점포의 개점시간을 오전 10시 30분에서 11시로 30분 늦췄다.
신세계백화점 직원 박지은(37·여) 씨는 "매일 아침 딸 등교 준비로 전쟁을 치렀는데 아침 출근 시간이 30분 늦춰지면서 과거에 생각도 못 한 아침밥을 챙겨 먹을 수 있게 됐고 등교 준비도 한결 여유로워졌다"고 말했다.
신세계 직원 중에는 여유로운 아침 시간을 활용해 운동이나 학업 등 자기 계발을 하는 사람이 늘었다.
이재혁(37) 과장은 "백화점 주변 피트니스센터나 수영장을 등록해 나가거나, 야간대학원을 알아보는 동료들도 보인다"고 말했다.
백화점 협력사 사원들도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신세계백화점에서 근무하는 협력사원 가운데 90% 가 여성으로, 이 중 절반가량은 '엄마' 사원이다.
의류 매장에서 근무하는 정선희(34·여) 씨는 "기존 근무시간이 길다 보니 내 몸을 돌볼 여유가 없었는데 최근 백화점 문화센터 요가 강좌를 등록하고 운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화장품 매장에서 일하는 이진주(26·여) 씨는 "출근 시간 변경이 아직 확정은 안 됐지만, 백화점 오픈 시간이 늦춰지니 우리 회사도 이에 맞춰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출근 시간에는 지하철이 많이 붐볐는데 앞으로는 좀 더 여유로운 출근길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백화점 개점시간 변경이 다소 불편할 수 있지만, 감내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30대 여성 고객 김 모 씨는 "육아를 하고 있어서 수유실이 구비된 백화점을 자주 찾는다"며 "매일 10시 반에 맞춰서 백화점에 나왔었는데 만약 백화점에 근무하는 직원이 우리 가족이라고 생각하면 좋은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맞춰 전날부터 백화점과 아웃렛 점포 직원의 퇴근 시간이 1시간 앞당겨지면서 직원의 만족도가 커졌다.
직원들은 늘어난 저녁 시간을 가족과 함께 보내거나 학원 등에 등록해 자기 계발에 투자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백화점 천호점에서 근무하는 이제왕(36) 과장은 전날 오전 10시에 출근해 평소 퇴근 시간(오후 8시)보다 1시간 이른 오후 7시에 회사를 나왔다.
이 과장은 "퇴근 시간이 앞당겨지면서 저녁 시간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학원이나 운동 등 자기 계발과 문화생활 등을 알아보고 있는 직장 동료들도 많이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퇴근시각 이후 점포 폐점시각까지 한 시간 동안은 팀장을 포함해 당직 직원 10여 명이 교대로 근무한다.
같은 점포에 근무하는 김다혜(30) 대리도 앞당겨진 퇴근 시간에 맞춰 이달 필라테스 강좌에 등록했다.
김 대리는 "1일부터 퇴근 시간이 오후 7시로 조정돼 오후 7시 30분부터 시작하는 필라테스 강좌를 등록했다"며 "동료 직원들이 요가나 발레 등 취미 생활을 많이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난 4월부터 일부 점포 직원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퇴근시각을 30분 앞당겨 운영한 결과, 직원들의 만족도는 높아졌지만, 점포 운영에는 지장이 없었다"며 "퇴근 시간 1시간 단축도 무난하게 정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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