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통령 당선자, '노골적 반대' 재계와 화해 모색

입력 2018-07-05 06:55   수정 2018-07-05 09:12

멕시코 대통령 당선자, '노골적 반대' 재계와 화해 모색
'좌파' 로페스 오브라도르, 경제단체와 회동…청년 고용 등 협력 합의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멕시코 대선에서 사실상 당선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64·AMLO 암로)가 자신을 노골적으로 반대해 불편한 관계였던 재계와 화해를 모색하고 나섰다.
로페스 오브라도르는 4일(현지시간) 멕시코 주요 경제단체인 기업자문조정협의회(CCE)와 2시 30분간에 걸쳐 만나 공통 관심사를 논의했다고 밀레니오TV 등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암로는 회동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후안 파블로 카스타논 CCE 회장과 한목소리로 "오늘 만남을 정리하면 확실성과 신뢰로 특징지을 수 있다"며 "우호적이며 존중하는 분위기 속에 만남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암로는 "재계의 태도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하고 싶다"면서 "재계는 우리를 매우 존중했으며 우리의 승리를 인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층의 고용 문제에 대해 상호 협력하기로 합의했다"며 "청년 고용 사업과 노령 연금 확대에 1천500억 페소(약 8조6천억원)의 비용이 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암로는 청년 직업 교육에 정부 보조금을 지원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암로는 모레나(MORENA·국가재건운동) 등 중도 좌파 정당으로 구성된 '함께 역사를 만들어 갑시다' 연대가 의회의 다수당이 되더라도 독재가 아닌 진정한 민주주의를 구축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암로와 인수위원회는 대선 압승 후 재정 지출을 늘리지 않고, 멕시코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존중할 것이라고 밝히며 시장의 우려를 달래는 데 주력해왔다.
카를로스 우르수아 재무장관 내정자는 현지방송과 인터뷰에서 "현 정부가 추진한 에너지 개혁에 따라 체결된 석유, 가스 관련 계약이 투명하고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면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호응하듯 재계도 과거 대선 캠페인 시절 형성된 암로와의 긴장 관계를 완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광산업체인 그루포 멕시코를 이끄는 헤르만 라레아 회장은 일간지 전면 광고를 통해 암로의 발언을 환영하며 당선을 축하했다. 라레아 회장은 대선 전에는 직원들에게 암로에게 투표하지 말라고 종용하기도 했다.
킴벌리 클라크 멕시코를 소유한 가문의 일원인 클라우디오 곤살레스도 트위터에 암로를 최고의 인물이라고 추켜세우며 통합을 이뤄달라고 촉구했다.
암로와 함께 기자회견장에 나온 카스타논 CCE 회장은 포퓰리즘(대중 인기 영합주의)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암로를 우회적으로 겨냥했다.
CCE는 지난 3월 암로에게 130억 달러 규모의 멕시코시티 신공항 건설 사업 등과 같은 현 정부의 경제 현안에 대해 의심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당시 암로는 신공항 사업을 옹호하는 기업들이 부패했다며 일부 재계가 권력 마피아와 결탁했다고 비판하며 맞섰다. 그러나 암로는 이후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재계에 대한 초강경 입장에서 다소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했다.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전날 암로가 재정 지출을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한 데다 전 세계 신흥시장 증시 상승세에 힘입어 하루 기준으로 2년 만에 가장 많이 상승했다.
멕시코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1일 발표한 대선 예비 개표결과, 암로는 53% 안팎의 득표율로 압승을 거둘 것이 확실시된다. 오는 12월 취임하는 당선인 확정 발표는 수일 내에 이뤄질 전망이다.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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