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화학무기 떠돈다…김정남 독살 VX보다 8배 강한 노비촉

입력 2018-07-06 11:38   수정 2018-07-06 13:49

영국에 화학무기 떠돈다…김정남 독살 VX보다 8배 강한 노비촉

경찰 "무심코 잘못 건드려 혼수상태"…사린 뺨치는 신경작용제
일상공포 자극…내무장관 "우리한테 독극물 버렸냐" 러시아 규탄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지난 주말 영국 월트셔주 에임즈버리에서 혼수상태로 발견된 40대 남녀가 옛 소련이 군사용으로 개발한 신경작용제 '노비촉'에 중독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일상으로 침투한 화학무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문제의 신경작용제는 지난 3월 인근 솔즈베리에서 러시아 '이중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 부녀 암살 시도에 사용된 화학물질과 동일한 독성 물질이어서 추가 피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5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수사 당국은 에임즈버리에서 발견된 찰리 롤리(45)와 던 스터지스(44) 커플이 노비촉을 운송하는 데 사용된 용기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쓰러진 커플의 손에서 고농축 노비촉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이들이 스크리팔 부녀 암살 시도 당시 사용됐다 버려진 노비촉에 노출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지 경찰 관계자 닐 바수는 러시아 정부가 배후로 추정됐던 스크리팔 부녀 사건과는 달리 에임즈버리 커플은 공격 목표로 지목될만한 이유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화학물질 전문가인 리처드 거스리는 에임즈버리의 커플이 아무렇게나 버려진 노비촉에 우연히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어로 '신참'을 의미하는 노비촉은 1970년대와 80년대 옛 소련에서 개발된 신경작용제다.
노비촉의 존재는 개발자 중 한 명을 자처하는 러시아 화학자 빌 미르자야노프 박사가 1990년대에 폭로하면서 알려졌다.
미국 국방 관계자들은 1999년 우즈베키스탄에서 노비촉이 소량 생산됐던 옛 소련 시절의 최대 화학무기 실험시설 해체 작업을 도왔다.
노비촉의 독성은 일본 지하철, 시리아 반군지역 참사를 일으킨 사린보다 훨씬 강력한 신경작용제로 알려져 있다.
변형된 형태의 노비촉 일부는 지난해 2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암살될 당시 사용된 맹독성 물질인 VX 신경작용제보다도 5∼8배 독하지만 감지하기는 어려워 위험성이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노비촉은 액체 형태를 띠지만 고체 형태로도 존재하는데 이는 노비촉이 미세한 가루 형태로도 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BBC는 풀이했다.


사지드 자비드 영국 내무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에임즈버리 커플에게서 검출된 노비촉과 4개월 전 스크리팔 부녀 암살 시도 당시 사용된 노비촉이 동시에 제조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전문가들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노비촉이 매우 안정적이고 지속력을 갖도록 개발돼 짧게는 수개월부터 용기에 보관될 경우 수년까지도 독성이 유지된다고 주장했다.
일단 영국 보건 당국은 노비촉 중독 사례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미 스크리팔 부녀 사건 당시 수사당국의 대대적인 수색과 조사로 몸살을 앓았던 주민들은 평범한 이웃이 피해를 당하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자비드 장관은 러시아가 영국을 독극물 폐기장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경위를 정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영국에서 발견된 노비촉이 자국과 관련이 없다며 해명 요구를 외교적 결례로 지적하며 반발하고 있다.
mong0716@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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