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습성 따라 독의 기능도 달라져…의약품 활용 가능성 확인

입력 2018-07-12 12:00  

거미, 습성 따라 독의 기능도 달라져…의약품 활용 가능성 확인
국립생물자원관, 독에서 새 펩타이드 발견…특허 출원 예정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한국 거미류는 먹이를 사냥하는 방식에 따라 몸에 품은 독의 기능과 쓰임새도 다르다는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2016년부터 최근까지 동국대 성정석 교수팀과 공동으로 '자생생물 유래 독성물질의 유용성 탐색' 연구 사업을 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12일 밝혔다.
거미류는 먹이를 사냥하는 방식에 따라 크게 2가지로 분류된다. 그물을 치지 않고 돌아다니며 먹이를 사냥하는 '배회성' 거미와 한곳에 정착해 그물을 치고 생활하면서 먹이를 찾는 '조망성' 거미다.
연구진은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거미 6종의 독액을 추출해 분석했다. 분석 대상이 된 별늑대거미·황닷거미·이사고늑대거미는 배회성이고, 긴호랑거미·산왕거미·무당거미는 조망성이다.
비교 분석 결과 배회성 거미의 독액은 조망성 거미보다 식중독균이나 대장균의 세포막을 파괴하는 능력이 5~1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배회성 거미가 먹이를 사냥한 뒤 곧바로 먹는 습성 때문으로 연구진은 추정했다.
반면 조망성 거미의 독액은 먹이를 마비시킬 수 있는 신경억제활성이 배회성 거미의 독액보다 3~10배 높게 나타났다. 이는 조망성 거미류가 그물에 걸린 먹이를 살아있는 상태로 일정 기간 저장했다가 먹이로 섭취하기 때문으로 해석됐다.
연구진은 거미 독을 분석해 델타라이코톡신, 오메가아라네톡신 등 신규 펩타이드(아미노산이 연결된 작은 단백질) 2종을 찾아냈다.
델타라이코톡신은 식중독균과 대장균을 죽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양종 꿀벌의 독에서 나온 멜리틴이 항균 소재로 쓰이는 것과 효과가 비슷하다.
오메가아라네톡신은 고혈압 치료제로 쓰이는 실니디핀과 효과가 유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이달 말 이 펩타이드 2종의 기능에 대해 특허를 출원하고 올해 8월 국제적 학술지인 BBRC에 연구 결과를 투고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추가 연구를 거쳐 방부제, 의약품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계획이다.
ksw0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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