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의 입' 에르도안…금리 발언에 터키리라 또 최저

입력 2018-07-12 18:06   수정 2018-07-17 17:18

'마이너스의 입' 에르도안…금리 발언에 터키리라 또 최저
"금리 내려갈 것" 발언 보도 후 약 5% 급락…"시장 주문에 역행" 반응
에르도안 경제낙관 근거는 韓기업 터키사업…韓기업 "우리도 불안"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금리' 발언에 또다시 터키리라화가 요동쳤다.
11일(현지시간) 오후 한때 외환시장에서 터키리라화는 달러 대비 4.7% 급락, 1 미 달러당 4.93리라에 거래되며 리라/달러환율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종전 최고 리라/달러환율은 올해 5월의 4.9290리라다.
아시아 외환시장에서는 12일 오전 1달러당 4.9767리라에 거래됐다.
터키리라화 가치는 연초에 견줘 22%나 평가절하됐다.



이날 리라화 급락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금리 발언이 알려진 영향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아제르바이잔과 북(北)키프로스 방문에 수행한 터키 취재진에 "조만간 금리 인하를 보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고 일간 휘리예트 등 터키언론이 11일 보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터키중앙은행에 수축적 통화정책을 기대하는 시장의 주문에 역행하는 것이다.
이스탄불 시중 은행의 한 트레이더는 로이터통신에 "에르도안 대통령이 금리가 떨어져야 한다고 말한 것"이라면서 "연간 물가상승률이 15%가 넘는 상황에서 추가 수축 조처에 나서야 할 중앙은행에 금리 인하 압박을 넣는 것으로 해석됐다"고 분석했다.
고금리가 물가상승 원인이라는 독특한 경제관을 역설하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금리 인상에 줄곧 거부반응을 보였다.
대선을 직전 언론 인터뷰에선 재선에 성공한 후 통화정책 개입 확대방침을 시사했다.


자신의 금리 발언 때마다 리라화는 급락을 반복하는데도 에르도안 대통령은 금리 인하 소신을 굽히지 않으며 시장과 싸움을 계속할 태세다.
앞서 16일에는 사위 베라트 알바이라크 전 에너지장관을 재무장관으로 기용해 시장의 우려를 부채질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러나 재무장관 인사는 적임자를 뽑은 것이며, 경제는 올바른 궤도로 가고 있다고 자찬했다.
특히 경제 낙관론을 펼치면서, 한국기업이 터키에서 건설 중인 대형 교량 프로젝트를 그 근거로 꼽았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취재진에 "국제 (금융) 기관과 신용제공기관들이 대(對)터키 투자자의 융자에 기꺼이 보증을 제공한다는 것이 (터키경제가 좋아진다는) 근거"라면서 "(차나칼레) 3·18대교의 자금을 해외에서 조달한 것이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터키경제 낙관론의 근거로 든 차나칼레 현수교 사업은 SK건설·대림산업 컨소시엄이 수행하는 민간투자사업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한국의 터키 사업을 터키경제의 신뢰 근거로 꼽았지만, 정작 당사자인 한국기업의 분위기는 낙관과는 거리가 멀다.
터키에 진출한 한 대기업 관계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최근 터키가 신흥국발 경제위기 진원지로 자주 거론되면서 본사에서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라면서 "터키에서 대형사업을 하거나 준비하는 한국기업이라면 어디나 자칫 수렁에 빠지게 되는 것은 아닌지 상황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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