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사우디에 "합의 이외 원유 증산 말아야" 경고

입력 2018-07-16 23:18  

이란, 사우디에 "합의 이외 원유 증산 말아야" 경고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산업에너지광물부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지난달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합의한 양을 넘겨 원유를 증산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잔가네 장관은 사우디의 칼리드 알팔리 장관에게 "OPEC 회원국과 주요 산유국은 증산 합의에 따라 7월 1일부로 산유량을 자발적으로 조정해 합의된 증산량을 100% 맞추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OPEC과 주요 산유국이 증산을 합의했다고 해서 각 산유국이 할당량 이상으로 원유 생산을 늘려도 된다거나 회원국 간 증산 여분을 재할당하는 권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은 지난달 회의를 열어 7월 1일부터 하루 100만 배럴을 증산키로 합의했다. 각 산유국에 할당된 증산량은 공개되지는 않았고 공동위원회(JMC)가 준수 여부를 점검한다.
이란산 원유 수출을 막으려는 미국의 제재 복원을 넉 달 앞둔 이란은 현재 원유 수출량(하루 평균 260만 배럴. 가스콘덴세이트 포함)을 지키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이란은 미국이 대이란 제재로 유가가 오르는 상황을 피하려 한다는 점을 지렛대 삼아 제재의 효과를 무효로 하려 한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출을 차단하면 배럴당 120달러까지 유가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한다.
미국은 대이란 제재 복원 뒤 유가 급등 위기를 막으려고 사우디 등 산유국에 OPEC 합의량 이외에 추가 증산을 요구했다.
이란이 사우디에 이날 '경고성' 서한을 보낸 것도 이런 역학 관계를 고려하면 배경을 짐작할 수 있다.
사우디에 OPEC의 증산 합의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촉구함으로써 미국이 대이란 제재를 부담 없이 밀어붙일 수 있는 원유 수급 환경을 만들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사우디는 그렇지 않아도 지난달 하루 평균 1천49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 2016년 11월 감산 합의에서 약속한 1천6만 배럴을 넘어 산유량을 끌어올렸다.
이란과 사우디는 아시아 원유 시장을 두고 '제로섬' 게임과 같은 점유율을 경쟁하는 관계다.
잔가네 장관은 이날 OPEC 순회 의장인 수하일 알마즈루에이 UAE 석유부 장관에게도 서한을 보내 "OPEC 회원국이 합의된 양 이상으로 원유를 증산한다면 OPEC은 유명무실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서한에서 잔가네 장관은 "일부 회원국(사우디)의 6월 산유량이 이미 합의량을 넘었다"면서 "이는 합의 파기이며 앞으로도 이런 행위가 상습적으로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바흐람 거세미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15일 주간 브리핑에서 "트럼프는 이란의 원유 수출을 '0'으로 줄인다고 수없이 주장했는데 이는 현실에서 불가능하다"면서 "그런 공작을 무효로 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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