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윈난성서 두달째 '로또' 운석 찾기 경쟁

입력 2018-07-17 13:42  

중국 윈난성서 두달째 '로또' 운석 찾기 경쟁
농사일 제치고 너도나도 들판으로…전문가 "평범한 돌, 큰 가치 없다"
한국서도 2014년 3월 전국에 낙하…진주 암석은 '운석' 판정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한달여 전 중국 남서부 윈난(雲南)성에 운석이 떨어진 뒤, 주민들이 높은 가격을 기대하며 두달째 농사일도 제쳐두고 운석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중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17일 중국 관영 중앙(CC)TV 인터넷판인 앙시망(央視網) 등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오후 9시 30분께 윈난성 시솽반나(西雙版納) 태족자치주 멍저현 만룬마을 상공에서 거대한 불덩어리가 굉음과 함께 북쪽에서 서쪽으로 내려와 떨어졌다.
윈난성 국토자원청 조사결과, 이는 운석의 추락이며 암석은 공기 마찰에 따른 연소로 수백개 조각으로 파열돼 마을 인근 길이 12㎞, 너비 1~2㎞, 20~25㎢ 면적에 흩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주민들도 이 지역의 사탕수수밭 등 농지에서 수십 개의 운석 조각을 발견했다.
가장 큰 파편의 무게는 1천280g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운석 조각을 팔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소문이 돈 것이다.
투기꾼들로부터 이런 말을 전해 들은 주민들은 농사일을 제쳐놓고 들판으로 달려 나갔다. 외지에서 온 '운석 사냥꾼'까지 가세, 광란에 기름을 부었다.
앙광망(央廣網·중앙인민라디오방송국)에 따르면 '상상할 수 있는 최고가'를 받을 수 있다는 소문을 들은 일부 주민은 발견한 운석 조각을 정상가의 수십배인 g당 5만 위안(약 841만원)에 팔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마을 시멘트 도로를 따라 있는 사탕수수밭에서 밀짚모자를 쓰고 머리를 숙인 채 바닥을 샅샅이 뒤지며 운석을 찾고 있다.
경험있는 수집가를 포함해 외지인 600여 명이 보물 찾기라도 하는 양 들판으로 몰려들었다.
운석을 발견한 다른 주민은 300g의 운석을 12만 위안(약 2천만원)에 바꿀 수 있다고 예상하며 황홀경에 빠졌다.
만구이마을 주민 옌원샹의 어머니는 차 농장에서 운석을 발견했다.
이 돌을 40만 위안(약 6천725만원)에서 80만 위안(약 1억3천450만원)에 사겠다는 제안이 들어왔으나 옌 씨는 "100만 위안(약 1억6천813만원) 이하로는 절대 팔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운석 전문가들은 이런 가격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이들은 '합리적 수준을 훨씬 넘었다'며 주민들이 높은 가격에 운석을 팔 것이라는 데 비관적 견해를 보였다.
지방 정부 관료들도 주민들에게 공식 통지를 내려 "운석을 과학적 가치로 평가해야 하며, 하루 아침에 부를 안겨주는 '로또'로 여겨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베이징 천문대의 주진 큐레이터는 "윈난성에 떨어진 운석은 평범한 콘드라이트(감람석이나 휘석으로 이뤄진 구성물질을 포함한 석질 운석)로 별다른 가치가 없다"며 "국제시장에서 콘드라이트 운석 가격은 g당 1위안(약 168원) 정도이고 형태가 좋은 것은 g당 10~20 위안"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광경이 펼쳐진 적이 있다.
2014년 3월 전국 곳곳에서 운석이 떨어지는 장면을 포착한 영상이 인터넷에 퍼졌다.
경남 진주에 떨어진 축구공보다 더 큰 암석이 운석으로 판정 나자 민간인과 전문가, 외지인들이 잇따라 현지를 찾아 수색을 벌였다.


realis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