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신임 고궁박물원장 '고궁의 대만화' 주장 논란

입력 2018-07-18 13:58  

대만 신임 고궁박물원장 '고궁의 대만화' 주장 논란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천치난(陳其南, 71) 신임 국립 고궁박물원장이 '고궁박물원(약칭 고궁)의 대만화'를 언급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연합보는 18일 천 신임 원장이 대만 언론인들과 최근에 한 다과회에서 자신의 중요한 임무는 고궁의 대만화이며 고궁박물원의 소장 문물과 대만 문화를 연계해 고궁을 대만인의 고궁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지난주 부분개각에서 고궁박물원장에 임명된 천 원장은 전 국립타이베이예술대학 교수며, 주 연구분야는 문화인류학, 대만사와 문화 연구다. 민진당 집권시절인 2004년 문화건설위원회(문화부 전신) 위원장을 지낸 인물이다.

천 원장의 발언 이후 고궁의 대만화에 대해 각계에서 연일 다양한 해석을 쏟아내고 있다.
허신춘(何欣純) 민진당 간사장은 고궁박물원은 대만에 있는 중화민국 고궁이라고 강조하며 천 원장이 대만 고궁을 평등하고 대등하게 전 세계 박물관과 교류하고자 하는 희망을 나타낸 것이라고 두둔하고 나섰다.
하지만, 커즈언(柯志恩) 국민당 입법위원(국회의원)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도 미국화, 인디언화를 강조하지 않는데, 고궁의 대만화는 민진당의 '중국 지우기'가 분명하다면서 차라리 고궁 문물을 중국에 돌려주고 대만과 연계된 물건으로 고궁박물원을 채우라고 거세게 비난했다.
린줘수이(林濁水) 민진당 원로는 17일 페이스북에서 "그럼 대영박물관도 잉글랜드화해야 하고 대만 남부 타이난(臺南)시에 있는 치메이(奇美) 미술관도 타이난화를 해야 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후여우웨이(胡幼偉) 문화대학교 신문학과장은 박물원 문물이 모두 중국 역사 문물인데 어떻게 '대만화'를 하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하며, 수십 년을 살았지만 대만 고궁이 베이징 고궁의 분원이란 소리는 들어본 적도 없다며 비판했다.
고궁박물원의 한 인사는 고궁 토착화라는 생각은 인류학자인 천 원장의 강점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앞으로 고궁박물원 전시 주제와 내용이 물질문명 문물의 특징, 장점 등을 소개하고 역사의 관점과 평가를 회피하는 방향으로 흘러 '민족학 박물원'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천 원장은 17일 대만 서남부 자이(嘉義)현 타이바오(太保)시에 자리한 고궁박물원 남부분원을 시찰해 업무보고를 받으며 본격적으로 원장 업무에 착수했다.
하지만 전날 발언을 의식한 듯 언론의 질문을 일절 받지 않은 천 원장은 한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천천히 합시다, 서두르지 마세요"라며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국립고궁박물원(國立故宮博物院)은 대만 타이베이시에 자리한 세계 4대 박물관 중 하나로서 국민당이 국공내전 패배로 대만으로 올 때 중국에서 가져온 70여만 점의 문화재가 전시돼 있다.


jinbi1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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