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개보다는 적대적…"길들이기 역사에 따른 차이인 듯"
고양이가 어릴수록 개와 친하게 지내…"한 살 미만이 최고"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영어 표현 중에 'fight like cats and dogs'가있다.
'심하게 싸우거나 다툰다' 또는 '끝까지 싸운다'는 뜻인데, 고양이(cats)와 개(dogs) 사이가 그만큼 안 좋다고도 해석할 수 있는 표현이다.
실제로 그럴까.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개와 고양이는 한 집에서 대체로 조화를 이루며 살고 있었고, 다만 고양이가 개보다는 조금 적대적인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링컨 대학 연구진은 개와 고양이를 같이 키우는 영국, 미국, 호주, 캐나다 그리고 유럽의 가구주 74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이 결과, 설문 대상의 80% 이상이 자신들의 개와 고양이가 서로 편안한 관계라고 말했고, 단지 3% 만이 서로 으르렁거린다고 답했다.
다만 개보다는 고양이가 더 적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양이가 집에서 함께 사는 개를 위협한 경우는 그 반대의 경우보다 3배 많았다. 싸움 도중 상처를 입히는 경우도 고양이가 개보다 10배 많았다.
대조적으로 20% 이상의 개들이 고양이에게 보여주기 위해 장난감을 물어왔지만, 같은 행동을 한 고양이 비율은 6%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설문조사 결과 나타났다.
수의행동저널에 실린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인 소피 홀은 "개와 고양이 사이를 우호적으로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싶었다"면서 "그들은 종종 최악의 적으로 묘사되지만, 항상 그렇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개와 고양이가 심하게 싸우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주인 중 57%는 고양이가 '쉬익'하는 소리를 내고 승강이를 하며 찰싹 때리는 등 개를 위협하는 행동을 한다고 답한 반면, 개가 고양이를 위협한다고 답한 주인들은 18%였다.
또 10% 미만의 고양이가 상대 동물에 해를 끼친 적이 있었지만, 그런 경험이 있는 개는 1%에 불과했다.

홀은 이런 차이의 원인이 길들이기(domestication)에 있을 수 있다고 봤다.
개는 고양이에 비해 야생 동물에서 가축으로 길든 기간이 더 오래 됐고 따라서 고양이보다 더 쉽게 조련되며 자신들의 행동을 더 잘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설문 조사 결과, 연구진은 한집에 사는 개와 고양이가 행복한 관계를 형성할지에 대한 최고의 예측 변수는 개와 함께 살기 시작하는 때의 고양이 나이라는 점을 발견했다.
홀은 개와 고양이의 관계가 원만하려면 어린 고양이를 데려오고 특히 고양이가 한 살 미만일 때가 두 동물의 행복한 관계에 최적이라고 덧붙였다.
홀은 "대체로 이들은 서로가 정말 편안한 것처럼 보인다"며 "개와 고양이가 서로 행복하게 살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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