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고혈압을 공격적으로 치료해 최고(수축기) 혈압을 120mmHg까지 낮추면 인지기능 저하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 웨이크 포리스트 메디컬센터의 노인의학 전문의 제프 윌리엄슨 박사 연구팀이 50세 이상 고혈압 환자 9천361명을 대상으로 2년에 걸쳐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AP통신과 메드페이지 투데이(MedPage Today)가 26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절반씩 두 그룹으로 나누어 A그룹은 2가지 혈압약으로 최고 혈압을 140mmHg 아래로, B그룹은 3가지 혈압약으로 최고 혈압을 최대 120mmHg까지 떨어뜨리게 했다.
임상시험이 진행되는 동안 A그룹은 평균 최고 혈압 121mmHg, B그룹은 135mmHg을 유지했다.
2년 후 인지기능 테스트 결과 경도 인지장애(MCI: mild cognitive impairment) 발생률이 A그룹이 B그룹보다 19%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A그룹에선 285명, B그룹에선 348명이 경도 인지장애로 판정됐다.
경도 인지장애란 기억력 등 인지기능이 같은 연령대의 다른 사람들보다 떨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니지만 이런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 비해 치매로 이행될 가능성이 크다.
치매보다는 치매의 전 단계인 경도 인지장애를 막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윌리엄슨 박사는 강조했다. 그것은 심근경색보다 고지혈증을 먼저 차단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그는 지적했다.
뇌 MRI 검사에서는 뇌의 속 부분인 수질 즉 백질의 병변(WML: white matter lesion) 면적이 A그룹이 B그룹보다 덜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A그룹은 WML 면적이 0.28㎠ 증가한 데 비해 B그룹은 0.92㎠ 늘어나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대뇌는 신경 세포체로 구성된 겉 부분인 피질과 신경세포를 서로 연결하는 신경 섬유망이 깔린 속 부분인 수질로 이루어져 있는데 피질은 회색을 띠고 있어 회색질, 수질은 하얀색을 띠고 있어 백질이라고 불린다.
미국의 2대 심장건강 전문 학회인 심장학회(AHA: American Heart Association)와 심장병학회(ACC: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는 작년 11월 고혈압 기준을 최고 혈압 140mmHg에서 130mmHg로 대폭 낮춘 새로운 고혈압 지침을 발표했다.
이 조치는 최고 혈압을 공격적으로 낮추는 것이 뇌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들에 근거한 것이었다.
이 새 지침은 지나치다는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지만, 이 새 연구결과는 최고 혈압을 130mmHg 이하로 낮추는 것이 중요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윌리엄슨 박사는 주장했다.
이 연구결과는 시카고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 알츠하이머병 학회 국제학술회의(AAIC 2018)에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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