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흐르는 편지·여기에 없도록 하자

입력 2018-07-27 09:36  

[신간] 흐르는 편지·여기에 없도록 하자
이 세상 만세·모든 저녁이 저물 때·칼로 새긴 장준하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 흐르는 편지 = 김숨 작가의 장편소설.
2년 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역사와 고통을 그린 장편소설 '한 명'을 발표한 데 이어 다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소설로 형상화했다.
위안소에 사는 열다섯 살 소녀를 주인공으로 1인칭 시점 서술로 당사자들의 고통을 처절하게 그린다.
날마다 일본 군인에게 몸을 빼앗기는 고통 속에서 이름까지 잊히게 된 '나'가 어느 날 자신의 몸에 생명이 깃들었음을 알게 되면서 소설은 시작한다. 소녀는 자신이 품은 생명이 자라나는 동안에도 같은 조선인 위안부, 일본 군인들, 중국 마을의 민간인 등이 끊임없이 희생되는 장면을 목도한다. 그 죽음의 행렬에서 역설적으로 "죽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삶의 의지임을 깨닫는다.
읽고 쓸 줄도 모르는 소녀가 어머니를 생각하며 강물에 써내려가는 절절한 편지글은 생명의 존엄이라는 문제를 부각시킨다.
현대문학. 310쪽. 1만3천원.



▲ 여기에 없도록 하자 = 염승숙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
작가는 2005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해 소설집 '채플린, 채플린', '노웨어맨', '그리고 남겨진 것들', 장편소설 '어떤 나라는 너무 크다'를 발표했고, 문학평론가로도 등단한 바 있다.
이 소설은 노동하지 않는 어른은 가공식품 '햄'이 되어버리고, 반대로 다시 일하기 시작하면 햄은 사람으로 변한다는 설정으로 무력감이 팽배한 이 시대 청춘들을 핍진하게 그린다. 주인공 '추'는 제빙 공장, 이삿짐센터,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전전하며 일하던 어느 날 '홀맨'으로 일할 사람을 구한다며 나타난 선배 '약'과 조우한다. 숙식 제공에 채용증명서를 써준다는 약의 말에 추는 "여기가 아닌 곳으로. 여기만 아니라면 어디든" 하는 마음이 되어 홀맨의 업무가 무엇인지 따져 묻지도 않은 채 그가 이끄는 곳으로 따라간다.
작가는 "'여기에 없도록 하자'라고 나는 썼지만 부디 여기에 있어 주었으면 하는 미약한 바람으로 이 이야기를 당신에게 보낸다"고 말했다.
문학동네. 328쪽. 1만3천500원.



▲ 이 세상 만세 = 동인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받은 원로 작가 김원우의 장편소설.
은퇴 후 조용히 살아가는 인물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자신만의 시각으로 세상과 마주하며 속물이 판을 치는 세상을 조용히 일갈한다.
촛불집회와 현 정권의 탄생, 정치인들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신랄하게 표현했다.
까치. 468쪽. 1만5천원.



▲ 모든 저녁이 저물 때 = 독일에서 권위 있는 문학상 '잉게보르크 바하만상'(2001)을 수상한 예니 에르펜베크의 장편소설.
자신만의 확고한 역사의식과 특유의 여성적 목소리로 "거장급의 맹렬한 서사"를 펼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소설에서는 한 가족의 일대기를 통해 사회와 국가가 개인의 운명을 어떻게 바꿔놓을 수 있는지 깊이 파고든다.
배수아 작가가 번역을 맡아 원작의 문체를 살리는 데 공을 들였다.
한길사. 320쪽. 1만4천500원.



▲ 칼로 새긴 장준하 = 민중의소리 이동권 기자가 장준하 선생의 역사를 바탕으로 창작한 소설.
일대기 부분은 장준하 선생이 직접 쓴 '돌베개'를 참조하고 모든 감정 표현과 상황 설명, 등장인물은 허구로 만들어냈다고 한다.
이동환 화가가 134장의 대서사를 목판 판화로 작업해 넣었다.
민중의소리. 336쪽. 2만원.
mi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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