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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연패 극복하고 세계정복 김채영 5단 "더 올라가야죠"

입력 2018-07-31 07:57  

11연패 극복하고 세계정복 김채영 5단 "더 올라가야죠"
"11 대 0이나 13대 0이나 똑같아서 편하게 임했어요"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정신적으로 이겨냈다는 느낌이 크게 들어요."
김채영 5단에게 최정 9단은 동갑내기 친구이면서도 까다로운 경쟁자였다.
한국 여자바둑 랭킹 3위인 김채영 5단은 이달 중순까지 랭킹 1위 최정 9단과 11번 맞붙어 모두 패했다. 한 번도 이긴 적이 없었다.
그런데 처음으로 진출한 세계대회 결승에서 하필 최정 9단을 만났다.
지난 23∼25일 중국 푸저우에서 열린 제1회 오청원배 세계여자바둑대회 결승 3번기에서다.
김채영 5단은 반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23일 열린 결승 3번기 제1국에서 6시간에 걸친 접전 끝에 최정 9단을 236수 만에 백 불계로 제압한 것이다.
김채영 5단은 최정 9단을 정식 대회에서 처음으로 이기면서 상대전적을 1승 11패로 만들었다.
김채영 5단의 기세는 25일 2국에서도 이어졌다. 308수까지 가는 혈투 끝에 흑 5집 반 승을 거두면서 최정 9단을 제치고 생애 첫 세계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지난 28일 서울 한국기원 인근 카페에서 만난 김채영 5단은 "최정 9단과는 실력 차가 있기는 했지만, 그것이 일방적으로 지는 이유는 아니었다고 생각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정신적으로 생각을 잘했던 것 같다"며 반전 우승 비결을 말했다.
김채영 5단은 지난 1월 하림배 프로여자국수전에서도 최정 9단과 결승 3번기를 치렀다. 상대전적이 6패이던 시절이다. 김채영 5단은 2패를 당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상대전적은 8패가 됐다.
김채영 5단은 "그때는 '이번에도 지면 8 대 0이 되는데 그러면 큰일'이라는 걱정을 했다. 그러다가 준비를 제대로 못 해서 진짜 8 대 0이 됐다. 그 이후로도 계속 져서 11 대 0이 됐다"고 돌아봤다.
이번 대국을 앞두고서는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먹었다.
그는 "이제는 11 대 0이나 13대 0이나 똑같지 않나 싶었다"며 웃었다.


사실 11연패에 빠졌을 때 동료 기사들이 건넨 따뜻한 관심이 큰 용기를 줬다.
특히 김채영 5단이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았는데도 주변에서 먼저 연락해서 좋은 말을 많이 해줘서 위안이 됐다.
박지은 9단은 김채영 5단에게 '매 대국 전에 보던 글귀'를 전달해주기도 했다.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행동하라'는 내용이다. 김채영 5단은 이번 결승 대국에 나서기 전에도 그 글귀를 보며 용기를 냈다.
김채영 5단이 스스로 터득한 비법도 있었다. 대국 전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을 모두 노트에 적는 것이다.
김채영 5단은 "대국 전에 생각을 많이 한다. '경솔하게 두면 안 된다', '상대는 어떠어떠한 스타일이니 이렇게 둬야 한다' 등 평소에 생각한 것을 쭉 쓴다"며 "아무 생각 없이 '나는 이긴다, 이긴다'라고 쓴 적도 있다"고 살짝 공개했다.


친동생인 김다영 3단도 큰 도움이 됐다.
김채영 5단과 아버지인 김성래 5단, 동생 김다영 3단은 국내 최초 세부녀 프로바둑기사다.
김성래 5단과 김다영 3단은 오청원배 이벤트인 가족 페어바둑 대회에 참가하면서 김채영 5단을 현장에서 응원했다.
김채영 5단은 "결승 1국 후에 머리가 너무 아파서 방에서 계속 누워있었다. 저녁을 먹으러 갈 수도 없었다. 그런데 다영이가 한국에서 가져간 음식들을 조리해서 침대 옆에 가져다줬다. 잘 챙겨줘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동생은 동료 기사로서 자극제가 돼주기도 한다.
김채영 5단은 "저도 동생에게 전승하고 있었는데, 이번 대회에 오기 전에 한국에서 이틀 연속 동생에게 졌다"며 "연승이라는 게 이렇게 끊어지는구나 생각이 들어서 오히려 나도 최정에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들었다"고 고마워했다.
이어 "이제는 이겨봤으니까, 한 번도 못 이겨본 게 아니니까 최정 9단에게 지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작아졌다. 전에는 최정 9단과 만나면 '오늘도 지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제는 더 길게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김채영 5단은 "우승을 했으니 지금까지 중 최고의 실력으로 올라와 있겠지만, 앞으로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이제 더 위로 가야죠"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abb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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