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국장, 영국 정부 협상차 출국…전력구매단가 등 논의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한국전력공사의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사업 인수 조건을 둘러싼 우리 정부와 영국 정부의 협상이 길어지고 있다.
정부는 리스크가 큰 사업 특성상 협상을 빨리 끝내는 것보다 적정 수익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무어사이드 원전을 매각하려는 도시바가 한전 외 다른 구매자에 접근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3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문신학 원전산업정책관이 영국 정부와의 무어사이드 원전 협상을 위해 지난 29일 출국했다.
문 정책관은 영국 정부가 한전에 적용할 전력 구매단가와 영국 정부의 지분 투자 가능성 등 사업 조건을 협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협상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은 수익성과 리스크다.
무어사이드 원전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처럼 단순히 원전을 건설해서 넘기면 끝나는 사업이 아니다.
한전이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원전을 지은 뒤 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를 영국 정부에 팔아 투자비를 회수하는 사업이다.
원전 건설에만 10년이 걸리며 완공 후 35년간 발전소를 안정적으로 운영해 수익을 내야 한다.
초기 비용 부담을 모두 한전이 지는 데다 수익 회수 기간이 길어서 영국 정부가 충분한 전력 구매단가를 보장하지 않을 경우 한전이 수익을 내지 못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는 영국 정부가 지분 투자나 금융 지원 등을 통해 비용을 분담하기를 바라고 있지만, 아직 만족할 답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이 길어지면서 도시바가 한전 외 다른 사업자를 고려할 수 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30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도시바는 한전이 무어사이드 원전사업자인 누젠(NuGen) 인수에 대한 우선협상권을 더는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파이낼셜타임스는 도시바와 한전의 협상이 계속되고 있지만, 도시바가 다른 잠재적 구매자와도 협상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도시바로부터 통보받은 것은 없으며 언론 보도 내용을 도시바에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전과 도시바는 당초 올해 6월까지를 우선협상 기간으로 합의했는데 최근 이를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력업계에서는 도시바가 한전 외에 별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도시바는 미국 원전업체 웨스팅하우스에서 막대한 손실을 낸 뒤 구조조정에 들어갔고 누젠을 서둘러 팔아야 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업 리스크가 커 새로운 인수자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한전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당시 영국 언론이 "한국이 무어사이드 원전을 구했다"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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