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투쟁 안된다"…日 유력 철도회사 노조 조합원 70% 탈퇴

입력 2018-07-31 15:07   수정 2018-07-31 15:28

"강경투쟁 안된다"…日 유력 철도회사 노조 조합원 70% 탈퇴
JR히가시니혼 내 최대 노조…5개월 만에 3만 3천여명 감소
집행부 '파업권 행사' 사측에 통보한 게 조합원 탈퇴 계기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일본 유력 철도회사인 JR히가시니혼(東日本)내 최대 노조인 히가시니혼여객철도노동조합(JR東勞組) 조합원의 70%가 집행부의 강경투쟁 방침에 반발, 조합을 탈퇴한 것으로 밝혀졌다.
올해 2월 노사협상인 춘투에서 당시 노조 집행부가 경영자 측에 파업권을 행사하겠다고 통보한 것이 탈퇴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노조는 6월에 열린 정기대회에서 올해 춘투를 '패배'로 규정하고 집행부를 대폭 교체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30일 보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JR동노조 조합원은 2월1일 기준 조합원 수가 전체 사원의 80%에 해당하는 4만6천780명이었으나 7월1일 현재 1만3천540명으로 감소했다.
불과 5개월만에 조합원의 70% 이상이 탈퇴한 셈이다. 탈퇴는 지금도 계속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원 대거 탈퇴는 노조 집행부가 2월 춘투에서 경영자 측에 파업 등 쟁의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통보한 것이 계기가 됐다.
집행부는 "기본급 인상 격차 영구해소"를 내걸고 2월6일 단체교섭에서 앞으로 연령이나 직종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조합원의 기본급을 정액 인상하라고 요구했다.
경영자 측이 이 제안을 거부하자 노조집행부는 2월 중순 회사와 후생노동성에 파업 등 쟁의행위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고했다.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1987년 국철 민영화로 JR히가시니혼이 생겨난 이래 처음이 될 판이었다.
회사 측은 "사원 여러분에게"라는 제목의 도미타 데쓰로(?田哲?) 당시 사장 명의의 성명을 몇차례 내고 파업하면 사회의 신뢰를 잃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JR로 재출발한 이래 유지해온 '노사공동선언'을 파기하겠다고 노조에 통보했다.
파업은 피했지만 도미타 사장은 3월6일 정례기자회견에서 "(노사공동선언의 전제인 신뢰관계의) 기반이 무너졌다"고 선언했다. 이 선언을 전후해 조합원 불만이 분출하면서 탈퇴 움직임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공동선언은 무모한 노사대립으로 국민 신뢰를 잃은 국철시대의 반성을 토대로 파업에 의지하지 않는 평화적 방법을 통한 분쟁해결을 노사가 확인한 것이었다. 이를 파기한 것은 노사관계에 큰 전기가 됐다.
노조는 4월에 개최한 임시대회에서 올해 춘투를 주도한 위원장 등 집행부 14명의 조직운영 책임을 따질 '제재심사위원회'를 설치했다.
노조는 6월13일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전임 집행부 14명을 포함하지 않은 새 집행부를 구성했다. 노조는 "조합원 의식과 괴리돼 대량 탈퇴사태를 초래했다"며 "수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합을 탈퇴한 조합원 대부분은 아직 '무소속' 상태다.
새로운 노조인 'JR히가시니혼 신철도노동조합'이 3월20일 발족했지만 참가자는 400명 남짓에 그쳤다.
JR히가시니혼에는 현재 JR동노조와 신노조를 포함해 9개 조합이 있다.
한 조합 관계자는 "탈퇴자가 다른 조합으로 옮기는 움직임은 거의 없다"면서 "'노조는 이제 지겹다'는 게 젊은 사원들의 분위기"라고 전했다.
lhy501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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