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찰, 인질까지 숨지게 한 무차별 총격 '과잉대응' 논란

입력 2018-08-02 00:35   수정 2018-08-02 11:59

美 경찰, 인질까지 숨지게 한 무차별 총격 '과잉대응' 논란
출동한 경찰관들, 흉기 든 인질범과 인질 향해 18발 발사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경찰이 흉기를 든 범죄 용의자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인질로 잡힌 시민에까지 무차별 총격을 가해 과잉대응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와 CBS LA 방송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 경찰국(LAPD)은 지난 6월 16일 LA 시내 반 누이스에서 벌어진 용의자와의 대치 현장 영상을 공개했다.
30대 남성이 칼을 들고 시민을 위협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은 현장에 출동한 뒤 용의자에게 접근하며 '칼을 내려놓으라'고 연달아 외친다.
출동한 경찰관의 보디캠(경찰관 몸에 부착된 카메라)에 찍힌 영상을 보면 3명의 경찰관이 접근하면서 먼저 실탄이 아닌 플라스틱 총탄이 든 산탄총을 발사한다.
하지만, 용의자가 철제 의자를 들고 플라스틱 총탄을 막아내는 바람에 제압에 실패한다.
이어 긴 흉기를 든 용의자는 건물 벽 쪽에 붙어있던 여성을 인질로 잡고 그녀의 목에다 흉기를 갖다 댄다.




경찰은 계속 흉기를 내려놓으라고 다그치다가 용의자가 말을 듣지 않자 무차별로 18발의 실탄을 발사했다. 용의자와 인질 모두 현장에서 쓰러져 숨졌다.
인질로 잡힌 여성은 노숙인으로 거동이 불편해 용의자와 경찰이 대치하는 현장에서 도망치지 못하고 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LA타임스는 LA 경찰국 산하 경찰서에서는 지난 13년 간 인질이나 행인이 경찰의 총격으로 숨지는 사건이 없었다고 전했다.
마이클 무어 LA 경찰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인질극 대치 상황에서 인질이나 무고한 시민이 희생되는 확률을 줄이도록 전술과 무기사용 방식을 바꿔나가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은 폭력적인 용의자에 대항해 경찰관이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결정을 내리게 한 또 하나의 비극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무어 국장은 세 명의 경찰관이 용의자와 인질을 향해 발포한 총탄 가운데 몇 발이 적절하고, 몇 발이 그렇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는 현재 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므로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관 총기 사용 수칙에는 인질범 대치 상황에서는 인질범을 향해 정확히 머리를 저격할 수 있는 때에만 총을 쓰게 돼 있다.
지난달 하순에도 LA 시내 식료품점에 들어가는 무장 괴한을 경찰이 제압하는 과정에서 식료품점 보조 매니저가 경찰관이 쏜 총탄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있었다고 CBS LA 방송은 전했다.



oakchu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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