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이 바짝바짝'…폭염에 여름 가뭄까지 '엎친 데 덮친 격'

입력 2018-08-02 15:31  

'강산이 바짝바짝'…폭염에 여름 가뭄까지 '엎친 데 덮친 격'
일부 저수율 '심각' 단계…바짝 마른 농작물, 농가마다 비상
지자체 단비기동대 가동…인력·장비 총동원 가뭄극복 올인




(전국종합=연합뉴스) 전국을 달구는 최악 폭염과 함께 가뭄까지 엎친 데 덮쳐 강산이 바짝바짝 타들어 가고 있다.
가뭄으로 일부 지역 댐·저수지 저수율은 심각 단계에 접어들었고 농작물 피해도 속출, 지자체마다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 일부 저수율 '심각' 단계…매일 뚝뚝 떨어져
충남 서산·당진시 일대 대호호는 2일 오전 10시 평균 저수율이 40.9%로 평년의 54.6%에 불과하다.
서산 대산석유화학산업단지는 대호호에서 하루 9만7천t의 공업용수를 공급받고 있다.
대호호가 바닥을 드러내면 용수 공급에 차질을 빚게 된다.
대산단지는 현재 아산 공업용수도와 연계해 11만9천t의 물을 받아 하루에 모두 20만여t가량 공급받고 있다.
충남도는 "이대로 비가 오지 않는다면 이달 말에는 저수율이 바닥까지 내려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광주와 전남 지역 저수율은 평균 52.9%에 그쳐 평년의 74% 수준이다.
이 지역 4대호 저수율은 나주호 24.7%, 담양호 33.7%, 장성호 51%, 광주호 52.3%로 모두 평년 이하 수치를 기록 중이다.
특히 전남지역 곡성군 방송호, 장흥군 모령호 등 15곳은 저수율이 50% 이하로 떨어져 '심각' 단계다.
나머지 25곳은 '경계', 63곳은 '주의', 427곳은 '관심' 단계다.
농어촌공사 전남지역본부는 "50% 미만으로 저수율이 떨어지면 하천수를 끌어올리는 등 저수율을 올리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경남, 충북, 경북, 전북, 제주 등 나머지 타 시도 저수율은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하지만 이들 지역도 식을 줄 모르는 폭염 기세에 마냥 안심할 순 없는 처지이다.



◇ 바짝 마른 땅, 농작물 고사…물 전쟁 일어날 수도
경남에서는 폭염과 가뭄이 겹치면서 225개 농가에 사과 90㏊, 포도 16㏊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경북에서는 15개 시·군 295.4㏊에서 피해가 났다. 고추 시듦 현상이 64.6㏊로 가장 많고 포도는 51.9㏊에서 피해가 났다.
안동 와룡면에서 고추 농사를 하는 남모(67)씨는 "6천여 평 밭 가운데 60∼70%가 말라버렸다"며 "스프링클러를 돌리고 해도 그때뿐으로 폭염 오래가면 올해는 전혀 수확을 못 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콩은 지금이 개화기인데 수정이 제대로 되지 않아 꼬투리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고 있다.
충북 단양에서 콩 농사를 짓는 안모(72)씨는 "토양 수분 증발을 막으려고 부직포를 씌우고 있지만 콩 이파리가 비비 꼬이고 있다"며 "폭염과 가뭄이 더 이어지면 콩 농사를 포기해야 할 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제주에서는 짧은 장마와 강수량 부족, 연이은 무더위로 당근, 콩, 비트 농가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제주 구좌읍 지역은 오는 10일까지 이어지는 당근 파종 시기와 가뭄이 겹쳐 극심한 물 부족 현상을 보인다.
한림읍 수원리에서 비트 재배를 하는 박조영(46) 씨는 "아침저녁으로 2시간씩 물을 주고 있으나 계속 말라버린다"며 "가뭄이 지속하면 양배추 파종 시기에는 물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하소연했다.
전북 무주에서 사과를 재배하는 농민 김모(61)씨는 "워낙 햇볕이 강하고 따가워서 사과에 검붉은 반점이 생겼다"며 "10년 넘게 농사를 지었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 '단비기동대' 만들고 장비·인력·예산 투입
폭염과 가뭄으로 피해가 속출하자 각 지자체도 대책 마련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도는 1단계 가뭄 대책을 가동한 데 이어 일부 당근 파종 농가에서 피해가 확인되는 구좌지역에 '가뭄현장상황실'을 설치했다.
이 상황실에는 도 농축산식품국 사무관, 실무직원 등이 상근하면서 매일 현장을 체크하고 있다.
충북 단양군은 지난달 27일부터 '단비기동대' 9개팀 운영에 나섰다.
단비기동대는 별동대처럼 지역 구석구석을 누비며 농업용수가 필요한 곳에 신속히 물을 공급하는 기동급수반이다.
경북도는 밭작물을 중심으로 피해가 늘어나자 용수 공급이 어려운 밭을 중심으로 긴급 급수대책비 7억6천4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전남도는 용수개발사업비 7억원을 22개 시군에 긴급히 투입했다.
이 사업비는 물 공급이 어려운 밭작물을 중심으로 관정 개발과 웅덩이 설치 등에 쓰인다.
충남도는 "저수량에 빨간 불이 켜진 대호호에 아산 공업용수 3만t를 추가로 공급하고 이 물을 이용하는 대산단지에서 요청하면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여름 파종 시기를 놓치면 나중에 작물 쏠림현상으로 더 큰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며 "장비와 인력을 총동원해 급수난 해결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최병길 이승형 박주영 박철홍 변지철 심규석 정경재)



choi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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