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연계 의혹"…극우정당 대표 "허튼소리"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 수사당국이 지난 5월 연정구성 국면에서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한 수백 개의 트위터 계정을 수사하기로 했다.
4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로마 검찰청의 대테러 담당 부서는 5월 27∼28일 마타렐라 대통령을 공격한 약 400개의 트위터 계정이 몇 분 사이에 한꺼번에 만들어졌다가 수 시간 후 사라진 것에 주목하고,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이와 관련, 문제의 계정들이 러시아 트롤과 연관돼 있다고 최근 보도한 바 있다. 트롤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분쟁을 조장하는 글이나 댓글을 의도적으로 남기는 행위 또는 이를 작성하거나 보내는 사람을 일컫는다.
해당 트위터 계정은 연정구성을 협의 중이던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 극우정당 '동맹'이 지명한 경제장관 후보 파올로 사보나에 대해 마타렐라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 연정구성이 무산될 상황에 놓인 직후 집중적으로 생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당시 이탈리아의 유로화 탈퇴를 주장하고, 유럽연합(EU)에 회의적인 사보나가 경제장관이 되면 이탈리아 경제와 국가 신인도에 큰 혼란이 예상된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마타렐라 대통령의 결정에 반발한 오성운동과 동맹은 즉각 연정 협상 결렬을 선언했으나, 이후 사보나를 경제장관이 아닌 유럽관계장관으로 기용하는 대신, EU 친화적인 경제학자 조반니 트리아를 경제장관으로 임명하는 중재안을 수용하며 6월 1일 서유럽 최초의 포퓰리즘 내각을 출범시켰다.
오성운동과 동맹은 집권 시 러시아에 대한 EU의 경제 제재 해제를 촉구하는 등 친러시아 행보를 보여왔다.

한편, 포퓰리즘 내각에서 내무장관 겸 부총리를 맡은 마테오 살비니 동맹 대표는 검찰의 트위터 계정에 대한 수사 착수 소식과 관련, 일간 일 폴리오와의 인터뷰에서 "전혀 우려하지 않는다"며 "러시아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미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지 수 개월이 지났지만, 나는 이것을 완전히 '허튼소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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