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생산성으로 판단한데 상처받아…사과 요구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의 여당 자민당 소속 여성 의원의 동성애자 비하 글에 대해 장애인 단체 활동가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항의하고 나섰다.
7일 NHK에 따르면 장애인과 난치병 환자들 단체인 '살아가는 모임'은 이날 도쿄(東京)도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성애자는 생산성이 없다"는 내용의 글을 잡지에 기고한 스기타 미오(杉田水脈·51) 중의원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스기타 의원은 지난달 18일 발매된 월간지 '신초(新潮) 45' 기고문에서 성소수자에 대해 "아이를 만들지 않는다. 즉 생산성이 없다"며 "거기에 세금을 투입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라고 썼다.
이에 대해 정치권과 시민들 사이에서 거센 비판이 나왔고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리기도 했지만, 스기타 의원은 끝내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장애인 단체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것은 사람을 생산성으로 판단하는 스기타 의원의 글이 일부 장애인이나 난치병 환자들에게도 상처를 주는 말이기 때문이다.
'살아가는 모임'은 기자회견에서 "아이들을 낳을 수 있는지, 낳을 수 없는지로 인간의 가치를 정하는 것은 터무니없다"며 "이런 생각을 퍼트려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스기타 의원의 글은 장애와 난치병으로 출산이 어려워 고민하는 사람들의 마음에도 깊은 상처를 입혔다. 인권을 밟아 뭉개는 글이다"며 스기타 의원의 사죄를 요구했다.
스기타 의원의 동성애자 비하 글이 문제가 된지 보름이 지났지만 좀처럼 파문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자민당은 문제의 글이 나온 직후 "각각 정치적 입장, 다양한 인생관이 있다"(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는 등의 발언으로 스기타 의원을 두둔해 오히려 논란을 키웠다가, 지난 1일 뒤늦게 "스기타 의원에게 주의하도록 지도했다"는 당 차원의 입장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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