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타 대통령 41% 득표에 야당 측 "국토부장관이 부정선거 자행"
말리 중부선 아랍계-흑인 부족간 긴장 고조

(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서아프리카 말리에서 최근 대선이 시행된 가운데 선거 부정 의혹이 커지면서 종족 간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말리 국토행정부는 지난달 29일 치러진 말리 대선에서 이브라힘 부바카르 케이타(71) 현 대통령이 경쟁자인 야당지도자 수마일라 시세(68)를 큰 표차로 앞선 것으로 발표했지만, 유권자들의 분노와 손가락질은 말리 내 분열상을 드러내고 있다고 AFP 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5일 24명의 대선 후보 중 18명은 모하마드 아그 에를라프크 국토행정부 장관이 부정선거를 자행했다며 그의 퇴진을 요구하고 국민이 수도 바마코에 집결할 것을 요청했다.
이번 선거에서 케이타 대통령은 41.42%의 표를 얻어 17.8%를 득표해 2위를 기록한 시세 후보와 오는 12일 결선에서 맞붙게 된다.
시세 측근의 한 인사는 지난 5일 투표함 채워 넣기, 선거법 위반, 그리고 변칙행위 등을 문제 삼아 헌법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각각 3, 4위를 차지한 2명의 후보도 같은 내용으로 법원에 제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대선 이후,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의 폭력과 무법이 난무하는 말리 북부와 중부에서는 종족 간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북부 가오시(市)는 지난 2012년 팀북투, 키달과 함께 투아레그 부족이 이끄는 아자와드자유운동(MNLA)을 비롯한 지하디스트들에게 점령당했다.
이들 반군은 점령 지역에서 엄격한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를 적용하고 통치를 시작했으나 이듬해 육상과 공습 작전을 펼친 프랑스군에게 밀려났다.
하지만 이들은 지금도 게릴라전을 펼치며 저항을 이어가고 있다.
실직한 전기기술자인 압둘마지드 아가그로시(23)는 "사람들은 케이타가 치안공백 지역에서 표를 훔쳤다고 말한다. 이들 지역에서 선거감독관들이 투표함을 훔쳐 표를 채워 넣었다"라고 AFP 통신에 말했다.
가오에 거주하는 사업가인 모하메드 투레는 한 무리의 지인들과 차를 마시며 "그것은 총체적인 사기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어떤 선거구에서는 9천772명이 케이타를 찍었고 1명만이 시세에게 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등록 유권자는 9천 명에 불과했다"라고 전했다.
대선을 맞아 지난 2015년 정부와 평화협정을 맺은 반군 단체들이 정부의 역할이 부족한 틈을 타 선거구 안전을 담당한 사실도 문제로 지적됐다.
일부 가오 주민은 케이타 측이 부정 선거를 위해 무장단체와 협상을 했다며 비난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현지 유엔평화유지군(MINUSMA) 한 관계자는 "여기서 모두 그렇게 이야기한다"라고 전했다.
말리 정부는 가오시에서 지난 3월 아랍 종족과 흑인 송하이 종족 간 무장 충돌이 발생하고서 1주일간 통행금지령을 내린 바 있다.
가오 출신의 교사인 알라산 마이가(45)는 "유목민 지역에서 투표함 채워 넣기는 늘 있는 일"이라고 전하며 "범인은 바로 밝은색 피부를 가진 사람들 즉, 사하라 사막에서 유랑생활을 하며 폭력을 일삼는 투아레그 부족과 아랍 부족"이라고 적시했다.
대선 당일 말리 전역에서는 700개가 넘는 투표소가 폭력과 방화로 문을 열지 못했다.
하지만 국토행정부와 관련 있는 한 인사는 '투명성'을 외치는 야당과 국제선거감시단의 요구에도 "선거구마다 집계된 투표결과를 일일이 공표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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