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재난] 바다도 하천도 '열병'…가축·어류 떼죽음

입력 2018-08-08 15:05   수정 2018-08-08 15:12

[폭염재난] 바다도 하천도 '열병'…가축·어류 떼죽음
바다 고수온에 양식어류 100만마리 폐사…하천 녹조 갈수록 확산
저수율 반토막, 농작물 피해 눈덩이…닭 428만마리 폐사, AI 피해 육박

(전국종합=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국가 재난에 준하는 '역대급' 폭염에 온 국토가 몸살을 앓고 있다.
사람, 가축, 작물 할 것 없이 피해가 광범위하게 번지는 형국이다.
무더위를 틈타 빠르게 번지는 녹조에 식수원이 위협받고 있다. 비까지 적게 내려 논밭이 타들어 가고 있다. 농민들의 마음도 함께 타고 있다.
축·수산 농가는 연일 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속출하는 양식어류·가축 폐사를 막을 수 없다. 그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 하천·댐·호수 '녹조라떼' 확산…수질관리 비상
8일 낙동강유역환경청과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 등에 따르면 낙동강 하류 지역의 녹조가 급속히 확산, 지난 6일 기준 남조류 개체 수가 물금취수장 주변 8만8천200cell/㎖, 매리취수장 주변 6만1천200cell/㎖로 조사됐다.
지난달 31일 조사 수치가 물금취수장 7천686cell/㎖, 매리취수장 8천856cell/㎖였던 것을 고려하면 이 일대 녹조가 불과 1주일 새 10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충청권 식수원인 대청호에서도 녹조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측정된 대청호 문의수역의 남조류 개체 수는 5천874cell/㎖로 보름 전보다 6∼7배가량 늘었다.
전남 나주 영산강의 경우는 죽산보의 수질이 '관심' 단계에서 '경계' 단계로 격상됐다.
남조류가 2주 연속 1천cells/㎖를 넘어설 때 '관심', 1만cells/㎖ 이상이면 '경계', 100만cells/㎖를 넘어서면 '대발생' 경보가 발령된다.
남조류가 필요 이상으로 불어나면 악취가 발생하고 심한 경우 물고기가 폐사하기도 한다.

◇ 고수온에 양식어류 100만7천마리 집단 폐사
바다와 인접한 육상양식장에서도 고수온과의 사투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반도 주변 바다의 수온은 28∼29도를 오르내리고 있다. 수온이 28도 이상 장기간 지속하면 전복, 넙치, 우럭 등 온대성 양식생물의 대량 폐사가 우려된다.
바닷물을 끌어와 양식하는 육상양식장의 경우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실제 지난 7일까지 행정안전부에서 집계된 전국의 양식어류 폐사 피해는 100만7천마리에 이른다.
전남에서는 이번 여름 들어 고흥 1개 어가 넙치 1만6천마리, 함평 1개 어가 돌돔 19만마리, 장흥 3개 어가 넙치 25만마리 등 모두 45만6천마리가 폐사했다.
그 피해액은 10억2천여만원으로 추산된다.
부산 기장군에서도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육상양식장 5곳에서 넙치 1만6천여마리, 강도다리 4천여마리 등 2만여 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장군에서는 육상양식장 14곳이 넙치, 강도다리, 전복 등 120만 마리를 키우고 있어 피해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 바닥 드러낸 저수지…농작물 피해 '눈덩이'
폭염도 폭염이지만 농민들은 가뭄이 더 걱정이다. 논밭이 갈라지고 저수지가 말라붙어서 농작물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농업용 저수지인 나주호의 저수율은 이날 현재 23%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는 평년의 40% 수준이다.
올봄 90%에 달했던 전국 농업용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66%로 평년의 91%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난 1일 기준 다목적 댐의 평균 저수율 역시 52%에 그쳤다.
일선 농가들은 대형 살수차까지 동원해 논밭 물 대기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행안부에 따르면 지난 7일 현재 전국의 농작물 피해 면적은 1천256.3㏊에 달한다.
과수가 706.7㏊로 가장 큰 피해를 봤고, 특작물(352.4㏊), 채소(197.2㏊)가 뒤를 이었다.

◇ 양계농가 초토화…AI 피해 넘어서나
무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폐사한 가축 피해도 날로 늘어나고 있다.
행안부에 전날까지 집계된 가축 폐사 피해는 전국에서 455만7천마리에 이른다.
종류별로 보면 밀집 사육 등으로 더위에 취약한 닭이 428만4천마리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어 오리 25만5천마리, 돼지 1만8천마리 등이다.
닭의 경우 2017년 한해 폐사한 닭 631만9천마리의 70%에 육박하는 수치다.
지난해 닭의 폐사 원인이 대부분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였던 점을 고려하면 최악의 폭염 피해인 셈이다.
가축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자 축산당국과 농가에서는 가축관리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농가들은 축사 천장에 스티로폼 등 단열재를 설치하고 선풍기나 팬을 24시간 가동하는 한편 돈사와 계사에 물을 뿌려 열기를 식히고 있다.
또 깨끗한 물과 비타민 등을 섞은 사료를 주는 등 가능한 수단을 모두 동원 중이다.
국립축산과학원 관계자는 "가축이 폭염에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질병 발생은 물론 생산성과 번식 능력이 저하되고, 폐사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jeon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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