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떠나는 아프간인들…리알화 가치 폭락에 "돈벌이 안돼"

입력 2018-08-09 17:16  

이란 떠나는 아프간인들…리알화 가치 폭락에 "돈벌이 안돼"
美-이란 충돌로 애꿎은 피해…올해 귀국자 수, 전년비 배이상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아프가니스탄 청년 압둘 무사위르(22)는 3년 전 돈을 벌기 위해 서부 국경을 넘어 이란으로 갔다.
이란 중부도시 이스파한의 자동차 공장에서 일자리를 잡은 무사위르는 모국 돈으로 치면 매월 1만8천 아프가니(Afghani)를 벌었다. 이는 약 260 달러(29만 원)다.
그는 고향의 부모님과 9명의 동생을 위해 돈을 보냈고, 이는 택시 운전을 하며 적은 수입만을 올리던 아버지에게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지난 5월 이란 핵 합의를 폐기한 이후 이란 리알화 가치가 폭락, 그의 월수입은 이전의 3분의 1 수준인 6천 아프가니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그는 "그동안 벌어들인 돈의 거의 모두를 가족에게 보냈다"며 이제 돈벌이가 되지 않아 굳이 외국에서 고생할 필요가 없는 만큼 최근 아프간으로 돌아왔다.
리알화의 가치 폭락과 함께 이란에서 일하다 모국으로 돌아온 아프간인 수가 기록적이라고 AFP 통신이 국제이주기구(IOM) 자료를 인용, 9일 보도했다.
IOM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자발적으로 혹은 추방 조치로 이란에서 귀국한 아프간인 수는 44만2천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중 자발적으로 귀향한 이는 19만1천여 명, 국경 통제 강화 등의 조치로 추방된 이들은 25만1천여 명이다.
IOM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지난 7일 발효되고 추가 제재가 오는 11월로 예정되면서 아프간으로 귀환하는 사람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 합의 폐기 이후 미국 달러에 대한 리알화의 가치는 절반 수준으로 폭락했다.
이같은 리알화 가치의 하락은 이란 가정들을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아프간 경제에도 타격을 주는 실정이다.
17년에 걸친 전쟁에 시달리는 아프간인들은 지난 수년간 일자리를 찾아 경계가 허술한 국경을 넘어 이란으로 향했다. 최근 농촌에 최악의 가뭄까지 더해지면서 농민들마저 이란행에 가담했다.
IOM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간인들이 고국으로 되돌아오고 농민들마저 도시로 몰리면서 일반 노동자들의 임금은 더 하락하고 있다.
이란 접경도시인 아프간 서부 헤라트는 전에는 이란에서 돈을 벌어 귀국하던 이들이 흔쾌히 주머니를 열었으나 최근에는 지갑을 닫으면서 경기가 얼어붙었다.
헤라트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지아 파흐미는 "사업은 과거에 훨씬 좋았다. 사람들은 돈이 많았고 아낌없이 썼다"고 말하고는 최근 수개월 간 매출이 80% 이상 곤두박질쳤다고 AFP에 말했다.
그러나 아프간으로 돌아온 사람들도 "일자리도 없고 미래도 없다"며 다른 나라로 가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cool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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