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박사과정 여성 비중이 미국보다 낮은 이유는

입력 2018-08-14 13:00  

중국 박사과정 여성 비중이 미국보다 낮은 이유는
"학계 여성 차별 문화·성희롱 만연 등이 원인"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에서 박사과정을 밟는 학생 중 여성의 비중이 미국보다 낮은 이유는 학계에 만연한 성차별과 성희롱 등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대학원 재학생 중 여성 비중은 50.6%에 달하지만, 박사과정 학생 중 여성의 비중은 38.6%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 중 여성의 비중이 52.1%로 절반을 넘는 것과는 대조된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중국 학계에 만연한 여성 차별 문화를 우선 꼽았다.
미국 캔자스대학의 샤오휘 중문학 교수는 "중국 학계에는 박사과정을 밟는 여성을 남성도 여성도 아닌 '제3의 성'으로 딱지 붙이는 여성 차별적 문화가 존재한다"며 "이러한 사회적 낙인은 여성들이 박사과정에 도전하는 것을 주저하게 한다"고 말했다.
중국 최고의 명문대학인 베이징대학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하는 한 박사과정 여학생은 "박사과정을 밟는 여성에게는 빨리 결혼해서 자식을 낳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사회적 압력이 작용한다"고 전했다.
중국 학계에서 종종 발생하는 성희롱, 성폭력도 박사과정 여학생의 비중이 낮은 사실을 어느 정도 설명해 준다.
올해 1월 베이항(北航)대학의 유명 교수인 천샤오우(陳小武)의 성폭행 사실을 폭로하는 여제자의 글이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올라온 후 중국 학계에서는 미투 운동에 동참하는 여성이 잇따르고 있다.
발달생물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한 여학생은 "지도교수에게 성희롱을 당하고 나니 졸업 후 학계에는 더는 남아있고 싶지 않다"며 "같은 연구실에 있는 여학생들도 성희롱을 당했지만, 지도교수가 논문 심사 등을 맡고 있어 항의도 못 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 정부 지원이 풍부한 과학, 기술, 엔지니어링, 수학 같은 분야의 박사과정에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덜 지원하는 것도 박사과정 여학생의 비중이 낮은 한 요인이 되고 있다.
다만 칭화대에서 박사과정을 마친 후 미국 프린스턴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는 저명 생물학자 옌니엉처럼 여성들의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여성 연구자가 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SCMP는 전했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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