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 횡포 더는 못 참아"…옥천군 포획수당 2배 인상

입력 2018-08-14 16:54  

"멧돼지 횡포 더는 못 참아"…옥천군 포획수당 2배 인상
5만→10만원 올려…농작물 피해 이어지자 대대적 소탕 나서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지난달 폭염이 시작된 이후 충북 옥천군에는 야생동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신고가 183건이나 접수됐다.

10건 중 9건은 우리나라 자연 생태계 최상위를 차지한 멧돼지다.
무더위와 가뭄에 지친 멧돼지가 물과 단맛 도는 농작물에 이끌려 농경지 주변에 자주 출몰하면서 농민들과 충돌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출하가 한창인 복숭아밭에 떼지어 나타나 열매를 따 먹거나 나뭇가지를 부러뜨리고, 채 영글지 않은 고구마와 벼까지 닥치는 대로 훑어 먹어 성한 논밭이 없을 정도다.
피해가 커지자 옥천군은 지난 3월부터 베테랑 엽사 24명으로 포획단을 꾸려 농작물에 해를 끼치는 멧돼지와 고라니 퇴치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5개월 동안 멧돼지 177마리와 고라니 2천484마리를 포획했다.
군은 밤잠 설치면서 고된 일은 하는 엽사들에게 활동비 명목으로 멧돼지 5만원, 고라니 3만원의 포획수당을 준다. 수당 차이가 크지 않다 보니 엽사 중에는 추격하기 힘든 멧돼지 대신 고라니 위주로 포획하는 사례도 많다.
포획단으로 활동하는 엽사 A씨는 "수풀이 우거지고 폭염까지 기승하는 여름철에는 멧돼지 사냥이 쉽지 않다"며 "사냥개가 더위에 지쳐 잘 뛰지 않고, 자칫 무리했다가는 죽는 경우도 있다"고 위험성을 설명했다.

이런 상황 속에 멧돼지 횡포는 점점 심해지고 있다.
옥천읍 삼청리의 복숭아밭 2천㎡는 불과 1주일 만에 남은 열매 하나 없이 초토화됐고, 7년 넘은 나무 20여 그루도 허리가 꺾이거나 뿌리가 뽑혀 못쓰게 됐다.
보다 못한 옥천군은 올해 10월까지를 멧돼지 집중포획 기간으로 정하고 수당은 지금보다 2배 많은 10만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고라니 대신 멧돼지를 퇴치에 힘을 쏟겠다는 뜻이다.
수당 지급을 위해 확보해둔 1억원의 예산이 바닥날 것에 대비해 다음 달 5천만원의 추가경정예산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엽사들이 돈을 목적으로 멧돼지 포획에 나서는 것은 아니지만, 수당을 대폭 올려 활동을 독려하려는 것"이라며 "피해가 줄어들지 않을 경우 10월 이후에도 수당 지급을 연장하는 방안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bgi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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