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골' 영조 장수비결과 '종합병원' 세종의 건강은

입력 2018-08-16 15:43  

'약골' 영조 장수비결과 '종합병원' 세종의 건강은
'왕의 한의학' 저자 이상곤 원장, 마산합포문화동인회 강좌





(창원=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지난 6월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이 피로누적으로 감기몸살에 걸렸다고 공식 발표를 한 적이 있다. 러시아 방문 등 과도한 일정과 누적된 피로 때문이라는 설명이 뒤따랐고 문 대통령은 이틀간 휴가를 보내고 업무에 복귀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대통령 건강과 관련해 근거 없는 유언비어, 가짜뉴스가 나돌기도 했다.
또 대통령 건강상태가 비밀인지, 청와대가 직접 관련 내용을 발표하는 것이 적절한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예나 지금이나 국가 지도자의 건강 문제는 국가의 안위와 직결된다는 인식이 강했고, 자연스럽게 건강에 이상이 있더라도 비밀에 부쳐지는 경우가 허다했다.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국가적 관리를 받은 조선시대 왕들의 건강과 질병은 어떠했고 어떻게 관리했을까.
'왕의 한의학'을 펴낸 바 있는 이상곤 박사가 16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3·15아트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책과 같은 제목으로 합포문화동인회(회장 강재현) 주최 강좌에 나섰다.
이 원장은 조선의 역대 왕 가운데 가장 장수한 영조와 성군 세종을 중심으로 개인적 건강상태와 성격, 건강상 장·단점 등을 비교해가며 현대인들에게 건강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지혜를 모았다.
그는 "조선의 왕은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변화를 자신의 마음과 몸으로 견뎌내야만 했다"고 진단했다.
가뭄이 들어도, 전염병이 번져도 왕들은 무거운 예복으로 중무장하고 며칠씩 밤을 새우거나 땡볕 아래 엎드려 기도를 올려야 했다.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 등으로 왕들의 일상과 병력 등을 분석한 이 원장은 "조선 왕의 몸은 당대의 시대정신과 과학, 제도와 정치가 응축됐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의 경우 몸 전체가 '종합병원'이라 할 정도로 평생 수많은 질병 때문에 고생했다고 한다.
눈병과 요통 정도는 워낙 부지런하게 서적을 읽고 서류를 처리하느라 얻은 병이라 하겠다. 그런데 세종이 말년에 얻은 소갈증(당뇨병)은 그의 건강을 완전히 갉아먹었다고 이 원장은 말했다.
즉위하자마자 큰아버지 정종과 어머니 원경왕후 민씨, 아버지 태종 이방원의 국상을 줄줄이 치른 세종은 태종의 업을 대신 짊어지고 살았고 '멸문지화'를 당한 어머니에 대한 연민이 깊었다.
3남으로서 왕위를 계승한 데 따른 심리적 압박감, 세 며느리의 일탈과 죽음 등 '성군의 슬픈 민낯'은 고스란히 몸에 부담으로 남았고 질병으로 연결됐다.
여기다 타고난 워커홀릭(일벌레) 기질 등 고뇌와 과로가 소갈증으로 폭발했다는 것이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겪은 선조는 오랫동안 소화불량과 발성 장애로 고생했다. 왜란을 겪고 난 후엔 소화불량에서 유발된 편두통은 물론 이명과 신경성 질환에도 시달렸다.
52년간 왕좌에 머물렀고 83세까지 살아 조선조 최장수 왕이자 가장 오랫동안 권좌를 지켰던 영조는 태어날 때부터 저질 체력이었다.
영조는 조선조 최고의 번영기를 구가했지만, 무수리의 몸에서 태어났다는 콤플렉스와 자식을 뒤주에 가둬 죽였다는 비정한 아버지라는 굴레를 동시에 안고 살았다. 부인과도 불화했다.
영조는 산증(疝症)과 어깨통증, 소화불량, 이명, 임질, 다리 힘없음 등 다양한 병을 앓았다.
그렇지만 영조는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히 파악해 대응한 것으로 실록은 기록하고 있다. 영조는 인삼을 즐겨 먹었다. 말년 10년간 먹은 인삼만 100근에 이를 정도였다.
영조는 술을 거의 먹지 않고 아무리 바빠도 밥을 제때 챙겨 먹으면서 자신의 노력으로 건강의 지혜를 체득했다고 이 원장은 밝혔다.
이 원장은 "영조는 자신의 몸 상태를 잘 알고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치료, 건강 지식의 실천 등 선제로 대응했다"며 "여기에다 조선을 지킨다는 삶에 대한 뚜렷한 목표의식이 있었다는 것 등을 장수비결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b94051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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