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고통 유발자들에 책임 묻는 美정부 전략의 일부"
재무부, 미얀마 군·경 지휘관들 자산동결·미 입국차단·거래금지 처분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최근 들어 국제사회에서 자주 독자제재를 가하고 있는 미국이 이번에는 인권 문제를 들어 미얀마를 타격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소수민족 로힝야에 대한 '인종청소'와 만연한 인권탄압을 이유로 미얀마 군인과 경찰 지휘관 4명, 군부대 2곳에 대해 제재를 부과했다.
미얀마는 작년 자국에 거주하는 무슬림 로힝야족 70만 명 이상을 인접국인 방글라데시로 몰아내고, 그 과정에서 수천 명을 살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시걸 맨델커 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버마(미얀마) 보안군이 전국에서 소수민족 공동체를 겨냥한 폭력에 가담했다"며 "그 폭력에는 인종청소, 대량학살, 성폭행, 사법체계를 무시한 살해, 그 외 여러 심각한 인권침해가 포함된다"고 말했다.
맨델커 차관은 "재무부는 광범위한 규모의 인간적 고통을 유발한 장본인들에게 책임을 묻는 미국 정부 전략의 일부로, 이런 끔찍한 행위를 감독한 부대와 지도자들을 제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제재의 대상자는 아웅 키야우 카우, 킨 마웅 소에, 킨 흘라잉 등 군 지휘관 3명과 국경경찰 지휘관인 투라 산 르윈이고, 제재를 받는 부대는 33경보병사단, 99경보병사단이다.
재무부의 제재를 받으면 이들의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에 입국할 수 없게 되며, 미국인들과의 사업 거래도 금지된다.

이번 제재는 로힝야족 사태와 관련해 미국이 취한 조치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미얀마 군부의 최고 지도부를 표적으로 삼지는 않았다.
미국 정부 내에서는 로힝야족 탄압사태가 국제사회 최고의 흉악범죄로 지탄받는 '인류에 대한 범죄'나 '제노사이드'(민족말살을 노린 집단학살)가 아니냐는 논의도 있었으나 이번에는 그런 수위까지 나아가지는 않았다.
이번 제재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미얀마 라카인 주(州)에서 미얀마 당국이 저지른 것으로 전해진 잔혹 행위에 대한 미국의 심층 조사 결과를 공개하기에 앞서 나왔다.
방글라데시의 난민캠프에서 이뤄진 로힝야족 인터뷰를 토대로 한 이번 실태조사결과는 유혈탄압 1주년을 맞는 이달 25일께 발표될 예정이다.
미얀마는 로힝야족 탄압에 대해 인종청소 혐의를 부인하며, 폭력사태가 테러리즘에 저항한 싸움의 일부였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최근 중동 내 세력확장과 핵무기 개발계획을 이유로 이란에 대한 제재를 복원한 데 이어 영국 내 화학무기 사용 정황이 포착된 러시아에도 제재를 가했다.
중국에도 불공정한 통상 관행을 이유로 제재성 고율관세를 부과하고 있고, 미국인 목사 구금을 이유로 터키에도 유사한 조치를 가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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