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자 "돈 벌긴 쉬워도 행복하긴 어려운 대한민국"

입력 2018-08-21 15:35  

박노자 "돈 벌긴 쉬워도 행복하긴 어려운 대한민국"
신간 '전환의 시대'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학 교수가 신간 '전환의 시대'(한겨레출판 펴냄)를 통해 지금이야말로 한국의 판을 바꿀 절호의 기회라고 진단했다.
바로 지금이 갖가지 사회 병폐를 야기해온 오랜 분단체제에서 벗어나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더불어 모두의 생존과 평등한 행복이 가능한 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초석을 놓을 적기라는 것이다.
그는 '촛불혁명'을 통해 새로운 정권을 창출하고 적폐를 청산하기 위한 인적 쇄신 등 노력을 펼치고 있으나, 대한민국의 심층 구조, 기본 골격을 바꾸지 않고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적폐들은 그저 5년짜리 임기의 '민선제 임금'을 부덕한 인물로 잘못 뽑아서 생긴 것이 절대 아니다. … 기본 구조가 건전했다면 자질 없는 통치자가 끼칠 수 있는 해악은 제한적이었을 것이다. 한데 바로 이 기본 구조야말로 적폐들이 무성하게 발생할 수 있는 토양을 제공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태생으로 2001년 귀화한 박 교수(본명 블라디미르 티호노프)는 모스크바대학에서 고대 가야사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오슬로대학에서 한국학과 동아시아학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전근대성을 성찰하는 날카로운 칼럼을 써왔으며, 이 책은 최근 발표한 글들을 묶은 것이다.
박 교수는 책에서 한국 사회를 분단체제에 뿌리를 둔 병영사회이자 초군사화한 사회라고 분석한다.
국가정보원이나 국군기무사령부 같은 기관이 온갖 비리와 부정에 연루되고, 군사훈련을 건전한 이벤트로 여기며 복종과 순종을 미덕으로 삼는 것을 사회적으로 내재화한 군사주의의 사례로 든다.
이와 함께 여성혐오, 노동자를 머슴으로 여기는 노사관계, 재벌왕국, 위계와 서열 등을 한국 사회의 특징으로 꼽는다.
박 교수는 "이런 구조에서는 이윤을 뽑기는 쉬워도 행복하게 살기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전례 없는 남북 화해 무드 속에서 대한민국을 근본부터 바꿀 수 있는 전환의 기회를 발견하기 위해 '3탈(脫)' 즉, 탈분단, 탈군사화, 탈자본을 향해 나아갈 것을 주문한다.
"내가 꿈꾸는 미래의 대한민국은 시민 홍길동이 학창 시절 교사한테 존댓말을 듣고, 지시가 아닌 '제안'을 받는 사회다. … 군대 갔다 와야 남자가 된다는 말 대신에 아이를 길러봐야 남자가 된다는 말이 속담처럼 도처에서 들리는 … 주말에 바람 쐬러 평양이나 원산에 다녀오는 것이 당연지사로 여겨지는 사회다."
308쪽. 1만5천원.
abullapi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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