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가격 상승 영향…하반기 전망은 엇갈려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국내 조선업계 '빅4'의 시가총액이 선가 상승에 힘입어 이달에만 1조5천억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현대중공업[009540]의 주가가 4.93% 오른 것을 비롯해 삼성중공업[010140](1.42%), 대우조선해양[042660](2.81%), 현대미포조선[010620](4.39%) 등 조선 4사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조선업 빅4의 주가 상승은 이달 들어 본격화했다.
현대중공업 주가(종가 기준)는 지난달 말 10만6천500원에서 이달 22일 11만7천원으로 9.86% 올랐고 삼성중공업은 6천470원에서 7천130원으로 10.20% 상승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만6천350원에서 2만9천300원으로 11.20%, 현대미포조선은 9만3천500원에서 9만5천100원으로 1.71% 각각 상승했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현대중공업의 시총은 7천263억원 늘었고 삼성중공업(4천158억원), 대우조선해양(3천162억원), 현대미포조선(320억원)도 시총이 증가했다.
이들 조선 4사의 시총이 이달 들어서만 1조4천903억원 늘어난 것이다.

코스피가 조정을 받는 가운데 진행된 조선 4사의 주가 반등은 선박 가격 상승의 영향이 크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 기관인 클락슨리서치가 발표한 8월 현재 선가 지수는 129.2로 연초 대비 2.5% 상승했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를 원화로 환산하면 8.2% 상승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삼성중공업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잇달아 수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업황 부진에 한동안 맥을 못 추던 조선주 주가 반등에 힘을 보탰다.
김홍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리스 선주들의 LNG선 발주 움직임이 지속되는 가운데 유럽 선사들의 발주도 늘고 있다"며 "중기적으로 러시아 야말2 프로젝트와 미국 애너다코(Anadarko)가 개발 주도하는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에서도 각각 15척 전후의 발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꾸준한 수주 환경 개선에도 조선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6배에 불과하다는 점과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만 올해 하반기 전망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엇갈리고 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조선사의 상반기 재무상태와 매출 기준 수주잔고가 양호한 상태"라며 "최근 조선주 주가가 상승했지만 평가가치(밸류에이션)는 과거와 비교하면 여전히 매력적인 수준으로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7월까지 신규 수주한 상선 척수와 금액은 작년 동기 대비 각각 5.9%, 12.9% 감소해 상선 시황 회복이 여전히 불충분하고 해양플랜트도 시황이 개선되고는 있지만 해외 업체와의 경쟁 심화로 한국 조선사의 신규 수주가 최근 1년간 전무했다"며 "조선 업종에 대한 보수적 시각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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