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 한국대사 "영국, 북한 핵무기 해체·검증에 적합한 파트너"

입력 2018-08-23 06:00  

주영 한국대사 "영국, 북한 핵무기 해체·검증에 적합한 파트너"
박은하 신임대사 간담회…"국제사회 여론형성에도 중요한 역할"
첫 여성 주영국 대사…"브렉시트 이후 한영 양자관계 중요성 더 커질 것"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박은하(56) 신임 주(駐) 영국 대한민국 대사는 22일(현지시간) "북한 비핵화를 검증하는 데 있어 가장 적합한 파트너 중 하나가 영국"이라며 "그런 면에서 영국과의 협력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신임 대사는 부임 후 처음으로 런던 한국대사관 인근에서 가진 특파원들과 간담회에서 "핵무기 해체 및 검증은 이미 핵무기를 가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및 몇몇 국가만이 가능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아울러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의 영향력, 국제적인 싱크탱크와 언론의 존재 등을 고려하면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있어 영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사는 영국의 최대 현안인 브렉시트(Breixt) 이후 한영 관계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새로운 차원의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사는 최초의 외무고시(19회) 여성 수석합격자로 주뉴욕 영사, 기획조사과장, 주유엔대표부 공사참사관, 개발협력국장, 주중국 공사, 공공외교대사 등을 역임한 다자외교 전문가다.
직업 외교관 출신의 여성 대사 자체가 많지 않은 상황에 미국·중국·일본·러시아 주변 4강 대사에 이은 주요 공관의 하나로 꼽히는 주 영국 대사 자리에 여성이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음은 박 대사와 일문일답.



-- 신임 영국 대사로서의 각오는.
▲ 중요한 시점에 영국 대사로 오게 돼 상당한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가장 중요한 국가적 외교 과제가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제적 담론 형성이 중요하다. 미국과 북한은 비핵화 평화구축 로드맵에 있어서 시각과 입장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여기서 공통의 분모를 찾아내고 질서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지지가 필요하다. 영국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영향력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싱크탱크, BBC와 파이낸셜타임스(FT), 로이터 등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언론도 있다. 북한의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있어 영국의 역할을 이끌어내는데 우선순위를 두려고 한다.
-- 영국에 구체적으로 기대하는 바가 있나.
▲ 한영 과학자들 사이에 원자력 발전 해체와 피폭방지와 관련한 공동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 문제는 우크라이나나 남아프리카공화국과는 차원이 다르다. 유엔의 핵감시 기구인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핵의 평화적 사용과 관련한 사찰과 검증을 하는 곳이다. 핵 개발 단계에서의 공정은 IAEA가 담당할 수 있지만 이미 개발된 핵무기를 해체하고 검증하는 것은 IAEA가 할 수 없는 문제다. 이미 핵무기를 가진 나라만이 가능하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몇몇 나라들 정도다. 가장 적합한 파트너 중 하나가 영국이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과 영국의 협력이 굉장히 중요하다.
-- 북한 핵무기를 해외로 가져와서 해체한다는 것인가.
▲ 로드맵이 나오면 어느 시점에 가서는 핵무기를 해체해야 한다. 북한 내에서 북한이 직접 하든, 해외로 가져 나와서 하든지 간에 해체와 관련한 검증과 물질 수거는 핵무기를 다뤄본 나라만이 할 수 있다. 꼭 영국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영국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 현재 영국은 브렉시트가 최대 현안인데.
▲ 브렉시트를 앞두고 영국은 유럽과의 관계, 미국과의 관계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의 입지를 새로 만들어내야 하는 전환기에 있다. 영국은 그동안 전통적으로 한국의 우방국이었지만 브렉시트 이후 한국과 영국은 새로운 성장동력과 경제질서를 구축하는데 서로가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새로운 차원의 파트너십을 맺도록 노력하겠다.
-- 브렉시트로 인해 한국 등 기타 국가와의 외교가 후순위로 밀리는 것이 아닌가.
▲ 오히려 브렉시트를 하게 되면 한국이 중요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브렉시트 이전 영국의 주요 외교전략은 EU 차원에서 결정됐다. 이후에는 한국과의 양자관계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다.
-- 영국과의 소프트파워 교류 계획은.
▲ 북핵, 브렉시트 등의 현안 외에도 우리나라에 대한 신뢰, 한국의 매력 등을 여론주도층뿐만 아니라 영국 일반 대중의 마음에 심는 것도 중요하다. 영국은 전 세계 문화가 들어와 경쟁하는 곳이다. 우리 문화가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시험대이자 교두보다.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한 한류 열풍이 동남아에서 시작됐지만 유럽에서 관심을 갖는 계기를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대중문화뿐 아니라 한국의 전통문화 예술가들, 미술이나 다양한 장르의 젊은 예술가들이 유럽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 최초의 여성 대사 임명에 대한 영국의 반응은.
▲ 이미 많은 나라의 영국 주재 대사가 여성이다. 영국은 젠더 문제를 국제적으로 선도하는 나라다. 여성 진출의 상징적인 모습으로 환영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 영국은 특히 개발도상국 여성의 지위와 권익과 관련해 주도적인 역할을 많이 하고 있다. 제가 부임해서가 아니라 그 이전부터 영국의 관심사항 중 하나다. 그런 면에서 환경, 기후변화, 여성인권, 개발협력 등 보편적 가치 영역에서 영국과 협력의 장을 확대하려고 한다.
-- 그동안 여성 외교관으로서 어려움은 없었나.
▲ 제가 외교부에 들어왔을 당시만 해도 여성 외교관 자체가 거의 없었다. 무엇을 하든지 최초라는 말이 붙어 다니던 시절이었다. 물론 유리천장이 있었지만 동시에 보호막도 있었다. 미국 워싱턴 등 중요한 곳에 여성을 보내지 않으려는 분위기 한편으로 험지로도 잘 안 보내려 했다. 두 개의 상반된 분위기가 있었는데 서서히 양쪽이 다 없어지고 있다. 이제 여성이 역량을 입증하면 미국, 일본, 중국에도 가고, 동일하게 아프리카와 아프가니스탄 등에도 보낸다. 합리적이고 공정한 경쟁으로 가고 있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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