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법 "간첩 행위 증거 없고 국가에 대한 해악 입증 안 돼"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1986년 제주에서 조작된 간첩 사건으로 실형을 받은 70대 노인이 32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제주지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제갈창)는 국가보안법(간첩)과 반공법 위반 혐의에 대한 1986년 선고로 징역 7년 형을 받은 오재선(78)씨에 대한 재심에서 23일 무죄를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재심 선고공판에서 "오씨가 조총련 관계자를 만난 적이 있으나 이로 인해 지령을 받아 간첩 행위를 했다는 증거가 없고 국가에 해악을 끼쳤다는 점도 입증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씨는 46살이던 1986년 공안당국에 의해 끌려가 모진 고문을 받으며 허위 자백을 강요당했다.
이로 인해 오씨에게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지령을 받고 대한민국 정보를 수집했다는 공소장이 꾸며졌다.
1986년 12월 4일 제주지법은 오씨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간첩) 혐의를 적용,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대법원장에 오른 양승태 판사다. 양 전 대법원장은 최근 법관의 독립성을 훼손한 사법 농단 의혹을 받고 있다.
이후 오씨는 5년 2개월간 복역을 하고 특사로 풀려났으나 왼쪽 귀의 청력을 잃는 등 고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오씨는 무죄 선고 후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억울함을 풀고 싶어 여기까지 왔다. 모진 생활을 견뎌냈고 무죄 선고로 한도 풀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자신에게 실형을 선고한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해 "당시 시대적 상황이 그랬다"라면서도 "자기반성을 먼저 하고 새로 태어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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